'탈통신' 이어가는 이통3사..AI 빅테크·디지코 선언(종합)

조슬기나 2021. 1. 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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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신축년 새해에도 탈(脫)통신 행보를 이어간다. 이통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단계에서 미디어ㆍ로봇 등 수익창출원(캐시카우)이 될 미래 신사업 비중을 높여가겠다는 전략이다.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를 접목한 이른바 'ABC' 역량이 그 중심에 있다. 이 과정에서 이통3사는 '고객의 니즈'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방침도 강조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

◆AI 빅테크 기업 선언한 SKT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을 이끄는 박정호 부회장은 새해 첫 출근일인 이날 오후 비대면으로 진행된 SK ICT 패밀리사 신년인사회에서 "AI가 회사의 모든 업무와 대고객 서비스의 혁신의 기반이 돼야 한다"고 AI의 전방위 확산을 강조했다. AI 혁신을 통해 사랑받는 빅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박 부회장은 "우리는 이미 많은 서비스에 AI를 적용하고 있지만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며 "상황에 따른 고객의 니즈(Needs)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AI 기반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AI가 모든 사업의 기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판단한 박 부회장은 앞서 연말 조직개편에서도 기존 핵심 기술을 담당하는 조직들을 AI 중심으로 재편한 상태다.

또한 박 부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이종 비즈니스 간 초협력과 개방성도 강조했다. 지난해 아마존 등 글로벌 공룡들과의 초협력을 성사시킨 그는 "우리 혼자만의 스토리와 역량만으로는 최고가 될 수 없다"며 "다양한 영역의 국내외 기업들과 과감하게 협력할 수 있는 개방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빅테크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도 빼먹지 않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몇년간 강조해온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ESG) 경영이 대표적인 예다. 박 부회장은 "팬데믹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께 우리의 ICT 역량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자. 사회 구성원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사랑받는 빅테크 기업이 돼야 한다"며 ESG 경영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구현모 KT 대표

◆디지코 전환 KT "신사업 도전 준비 마쳤다"

KT도 '통신 사업자'의 틀을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디지코)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올 한해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향후 10년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구현모 KT 대표는 이날 오전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디지코'를 주제로 진행된 '라이브 랜선 신년식'에 참석해 "통신 사업자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당당하고 단단하게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기업과 산업이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는 지금은 큰 기회"라며 "차별화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타 산업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다면 새로운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아울러 "기존 주력산업의 성장도 중요하며, 미디어·콘텐츠, 로봇, 바이오헬스케어 등 시장규모와 성장성 큰 신사업에도 도전할 준비를 마쳤다"고 언급했다.

특히 구 대표는 "KT는 보통의 대기업과 달리, 국가와 사회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앞장서야 하는 기업"이라며 "혁신의 돌파구를 만드는 선도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고객이 우리가 일하는 방식의 출발점이고 기준"이라며 경영 키워드로 '고객 중심 사고'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꼽았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황현식호 출범 예고…"찐 팬 만들자"

공식 취임을 앞둔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역시 같은 날 새해 메시지 영상을 통해 고객 중심의 황현식호(號) 출범을 예고했다. 그는 MZ세대에게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강남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에서 촬영한 영상을 통해 "모든 변화의 시작은 고객"이라며 "우리 임직원 모두가 고객에 집중하게, 소위 고객에게 '미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품질만큼은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을 제공해야 한다"며 고객 요구에 충족하는 활동을 최우선 순위에 둘 것을 당부했다.

특히 황 사장은 새로운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질적 성장'을 꼽았다. 이는 사업의 본질인 고객가치 개선에 더욱 집중하고 그 가치를 고객이 알아주는 성장방식을 가리킨다. 황 사장은 "통신사업의 본질인 고객가치 개선에 집중하고 고객이 주변에 우리의 서비스를 알리는 ‘찐팬’을 만들어야 한다”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교하게 세분화해 분석하고 타깃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끄집어낼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영업통인 그는 영업 역시 가격 중심이 아닌, 고객가치 전달로 무게를 둬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황 사장은 스마트팩토리ㆍ자율주행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구체적으로는 컨슈머사업에서 경쟁력 있는 콘텐츠와 고객의 데이터를 통해 광고·구독형서비스 등 연관사업으로 확장하고, 기업사업에서는 스마트팩토리·자율주행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확보해 사업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황 사장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신규사업추진부문을 신설하며 직접 신사업을 챙기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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