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김여정 '남매통치' 공식선언 하나..당대회 띄우는 북한
김정은 생일을 축하하는 정치행사로 여길 수도
이인영 통일 "한반도 대전환의 시간, 긍정 메시지 기대"
북한이 이달 초순 8차 당대회를 열겠다고 공개한 가운데 연일 당대회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올해 신년사를 생략하고 당대회에 집중하고 있다”며 “곳곳에서 당대회 부대행사를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고, 북한 매체들도 ‘제8차대회가 열리는 뜻깊은 올해’(4일), ‘더좋은 내일이 마중온다’(2일)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은 이르면 4일이나 5일 당대회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북한은 단 4일 오후까지 당대회 개최 소식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이 지난달 말 당대회에 참석할 대표자들을 평양으로 집결시켜 대표증을 나눠준 데다, 지난 1일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들과 함께 김일성 주석ㆍ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당대회 사전 행사는 다 끝냈음을 뜻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2016년의 경우 당대회 당일 저녁 방송(TV)을 하고 다음날 노동신문 등을 통해 공개했다"며 "관련 동향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최대의 정치행사로 꼽고 있는 당대회를 김 위원장의 생일 행사와 연관지을 가능성도 크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북한은 과거 당대회를 짧게는 4일(2016년) 길게는 12일(1970년) 가량 진행하는 등 수 일에 걸쳐 회의가 진행된다”며 “김 위원장의 집권 10년차인 올해 처음으로 그의 생일을 기념하는 의미도 담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과거 전례대로 당대회를 할 경우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보고→토론→결정서채택→김위원장 재추대→1차 전원회의 등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2016년 7차 당대회때 김 위원장은 개회 선언 이후 7만 5000여 글자의 분야별 사업 결산을 하는데 꼬박 하루를 할애했고, 토의를 거쳐 나흘째인 마지막날(5월 9일) 결정서를 채택했다. 이번에도 당대회가 시작되더라도 각종 결과는 마지막 날이 돼서야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단,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해 행사 규모와 기간을 과거에 비해 단축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번 당대회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위상강화 등의 인사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1월 3일 국정감사에서 그가 위상에 걸맞는 직책을 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여정은 실질적으로 ‘넘버2’의 실세로 평가받고 있지만 당내에선 정치국 후보위원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이번 당대회를 계기로 그가 당의 부장 또는 정치국의 투표권이 있는 위원으로 올라서 제도적인 '남매정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출범(20일)을 앞두고 당대회가 열리는 만큼 미국과 한국을 향한 메시지도 관심거리다. 5년전 김 위원장은 통일과 접경지역에서의 전단살포 중단을 강조하면서 “핵보유국의 지위에 맞게 대외관계발전에서 새로운 장을 열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및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각각 세 차례 만났다. 하지만 북한이 원했던 대북제재 해제가 이뤄지지 않았던 만큼 이전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와 향후 계획을 어떤 식으로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집중된 대전환의 시간이 우리 앞에 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 "북한이 우리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대화와 협력의 메시지를 보내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당창건 75주년 행사에서 주민들에게 수 차례에 걸쳐 “미안하다”고 했던 김 위원장이 대북제재와 코로나 19, 자연재해로 인해 난관에 봉착한 경제를 어떻게 타개하려 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북한은 당대회를 소집하며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발표를 예고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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