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nudge리더십]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로 장기 레이스 채비

2021. 1. 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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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펴고 자세를 곧게하며 자제력 키우기
박창욱 한국지식가교 대표(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나 자신에게 작은 선물을 한다. 열심히 살아온 격려의 의미이다. 만년필, 지갑 등으로 이어오다가 재작년에 책상 의자를 샀고, 작년엔 손목시계를 샀다. 환갑을 맞아 가족 선물로 난생 처음 고급 브랜드 시계를 샀다.

누구나 다 겪는 애로사항이지만 지난해 이맘때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활동량이 확연히 줄었다. 두 가지 고민이 생겼다. 강의 취소로 인한 수입 축소와 확찐자로 넘어갈 위험의 대처였다. 그나마 5년여 전부터 해온 사이버강의와 늘 하던 운동으로 버틴 한 해였기에 남다른 전략이 필요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선물로 '가슴 펴는 자세교정 밴드'를 지난달에 구입했다. 걸을 때, 책상 앞에 앉을 때,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다룰 때 착용하며 궁극적으로 자제력을 유지하는 효과를 기대한다. 가격은 2만원 수준으로 소박하다.

이를 사게 된 전후사정은 이렇다. 작년 초부터 적은 활동량을 책상 앞 시간으로 늘리며 에너지소비가 많은 일에 도전했다. 경험과 공부를 칼럼으로 언론에 기고하는 것이다. 매주 2개, 2주 동안 4개 주제의 글을 쓰며 빼도 박도 못하는 글쓰기에 도전했다. 주말이나 저녁 시간, 짬짬이 시간의 120% 활용이었다. 그 결과 책상 앞에 앉으면 적어도 3-4시간은 집중하며 뭔가 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2020년에 책 2권 출판이라는 성과도 만들었다. 전직 대우그룹 출신들의 공동저작인 '우리에겐 세계경영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책을 기획, 출판하고 필자로 참여했다. 그리고 '인사팀장의 비하인드 스토리'라는 책도 단독 출판했다.

그런데 지난해 8월 초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기다리며 대기하던 중에 뒤에서 추돌을 당하는 100% 피해 사고였다. 차는 수리해 복구가 되고 크게 다친 데는 없었지만 목이 염려스러웠다. 한방에서 주 1~2회 치료를 받았지만 좀더 확실하게 하자며 목, 어깨 중심으로 MRI 촬영을 하니 교통사고의 충격은 미미하지만 목뼈에 문제가 있다고 판정해주었다. 누구나 나이 들면 그런 현상이 있다며 핸드폰이나 컴퓨터 작업 그리고 움츠리는 생활자세를 조심하라는 것이었다. 평소에 노트북을 많이 쓰는 편이라 화면의 높이를 올리도록 거치대와 블루투스 키보드를 당장 구입하며 보완했다.

여전히 과제가 하나 남았다. 실무를 총괄하는 글로벌청년사업가(GYBM) 양성과정 연수생의 1년 동안의 학습효과와 동남아 국가 취업이후의 생존력을 높이도록 돕는 일이다. 결론은 집중력과 자제력의 문제였다. 강의 때 수업 듣는 자세, 자습할 때의 자세와 깊은 상관관계가 있으며 그 틈새를 스마트폰이나 편한 자세가 파고들며 '자제력'에 부정적이고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었다. 다만 '자세를 바르게 하라'고 하면 바로 반항의 기미가 보이고 '내 공부는 부모님의 능력이 대물림되어 한계가 있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 예사였다.

책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루틴의 힘(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계속하게 만드는 힘)'이라는 20명의 공동 저자로 펴낸 책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바우마이스터가 '의지력의 재발견'이라는 책의 집중력과 자제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훈련을 소개하고 있었다. 올바른 자세 잡기, 건성으로 '응'이라고 답하지 않고 제대로 '네'하고 답하기, 자기 전에 반드시 치실하기 등 평범한 것이었다. 다른 영역에 확장성이 크고 습관이 되면 별다른 노력이 없어도 그 일을 완수할 수 있고 아낀 에너지로 자제력이 필요한 더 많은 다른 활동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바른 자세!' 눈에 확 들어왔다. 어릴 때 수없이 들어왔던 잔소리의 과학적 근거였다. 그때부터 책상 위를 다시 정리하며 반듯하게 앉으며 가슴 펴고 정면을 응시하는 노력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흐트러졌다. 우연히 신문에서 자세교정 밴드관련 기사를 보고 인터넷에서 찾아 바로 2개를 구입했다. 한 개는 늘 어깨 근육 통증을 호소하는 사무실 직원에게 건네 주었다. 하루 만에 효과가 있다고 싱글벙글이다. 나도 하루에 2~3시간을 착용하며 사소한 습관을 고치고 있다. 불과 2주밖에 되지 않아 효과를 장담하기는 이르지만 작은 노력으로 평생 가는 좋은 습관을 만드는 노력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칼럼에 소개하는 작은 습관을 만드는 넛지(nudge)활동의 가장 기본은 직접 실행하는 것이라고 변함없이 생각한다. 이제 3모작의 인생, 코로나19 일상을 극복하는 도전의 시작이다. 그 기분만으로도 금년 1년은 거뜬할 것 같다.

박창욱 한국지식가교 대표(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

◆'넛지리더십'이란?

-'넛지리더십'은 강제와 지시의 억압적 방법이 아닌 작고 부드러운 개입이나 동기 부여로 조직이나 개인의 변화를 이끌어내게 하는 것이다. 또한 본인 스스로의 작은 변화로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따르고 싶은 사람으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조직이나 관계에서 창의와 열정을 불어넣어 새로운 가치와 행복을 창출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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