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사 택한 엄마와의 행복한 이별 연습

김준모 2021. 1. 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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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국내 개봉한 덴마크 영화 <사일런트 하트> 를 원작으로 한 <완벽한 가족> 은 완벽하지 않은 가족의 빈 공간을 사랑으로 채우며 완벽함을 향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따뜻한 가족 드라마다.

<노팅 힐> 로 유명한 영국 출신의 로저 미첼이 감독을 맡았고, <데드 맨 워킹> 의 수잔 서랜든이 시한부 판정을 받은 릴리 역을, <피아노> 의 샘 닐이 그녀의 남편 폴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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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완벽한 가족>

[김준모 기자]

 
 <완벽한 가족> 포스터
ⓒ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2015년 국내 개봉한 덴마크 영화 <사일런트 하트>를 원작으로 한 <완벽한 가족>은 완벽하지 않은 가족의 빈 공간을 사랑으로 채우며 완벽함을 향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따뜻한 가족 드라마다. <노팅 힐>로 유명한 영국 출신의 로저 미첼이 감독을 맡았고, <데드 맨 워킹>의 수잔 서랜든이 시한부 판정을 받은 릴리 역을, <피아노>의 샘 닐이 그녀의 남편 폴을 연기한다. <타이타닉>의 케이트 윈슬렛과 <스토커>의 미아 와시코브스카가 릴리의 딸이자 자매인 제니퍼와 안나 역을 맡았다.  
릴리는 온몸이 점점 망가지는 불치병에 걸린다. 걷기도, 물건을 들기도 점점 힘들어지는 그녀는 상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가족들과 행복한 마지막을 보내기 위해 존엄사를 택한다. 크리스마스 전날, 릴리는 가족들을 집에 초대한다. 의사인 남편 폴은 아내의 상태를 알기에 이 결정을 존중한다. 초대를 받은 가족들은 릴리의 선택을 존중하기로 암묵적으로 합의를 하고 즐거운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내기로 한다.   
 
 <완벽한 가족> 스틸컷
ⓒ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첫째 제니퍼와 그녀의 남편 미첼, 배우이자 가수인 아들 조나단에 이어 둘째 안나와 그녀의 동성연인 크리스, 릴리와 폴 부부의 오랜 친구인 리즈가 이 파티에 참석한다. 즐거워야 할 파티에서 처음 반감을 드러내는 건 안나다. 약물 중독으로 오랜 시간 고생한 안나는 자랑스럽게 자라줬다는 릴리의 말에 대꾸한다. 약물 중독으로 고생한 자신에 대해 알기는 하느냐며 화를 낸다.  
이런 안나의 심리는 사실 릴리에 대한 반감이 아닌 안타까움 때문이다. 안나는 엄마는 나에 대해 하나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 이면에는 약물 중독과 치료로 인해 엄마와 함께하지 못했던 시간에 대한 반성의 마음이 담겨 있다. 엄마가 나에 대해 더 알았으면 좋겠다는 안나의 말은 엄마가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하는 진심이 담겨 있다. 이런 안나의 마음은 언니 제니퍼의 마음을 변화시킨다. 엄마의 선택을 존중하고자 했던 제니퍼의 마음에 파도가 분다.   
 
 <완벽한 가족> 스틸컷
ⓒ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제니퍼는 폴과 리즈 사이의 관계를 의심하며, 아빠가 리즈 때문에 엄마를 먼저 떠나보내게 하려 했을지 모른다는 음모론을 펼친다. 자매는 엄마와의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안나는 뒤늦게 엄마와의 사이가 멀었다는 점을 알게 되고, 제니퍼는 자신의 가정에 충실 하느라 릴리를 챙기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릴리의 선택은 자신을 향한 존엄이자 어머니의 사랑을 동시에 내포한다. 그녀는 자식들 앞에서 가장 행복한 마무리를 택하고자 한다. 자신의 고통에 매몰되어 슬픔만 전해주는 순간이 다다르기 전 최선을 다해 사랑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한다. 릴리가 자신의 마지막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점과 이에 대한 존중을 가족에게 요청했다는 점은 존엄한 감정이 들게 만든다.
 
 <완벽한 가족> 스틸컷
ⓒ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이런 감정적인 깊이와 달리 연출적인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머니가 존엄사를 택했다'라는 건 가족 내에서 큰 사건이다. 사건의 무게감을 생각했을 때 격렬한 갈등과 다툼이 있을 법도 한데 작품은 건조하다. 스토리를 통해 감동을 느낄 뿐이지, 연출을 통한 감동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을 캐스팅 했음에도 이들을 활용한 앙상블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애프터 웨딩>을 리메이크한 <애프터 웨딩 인 뉴욕>처럼 유럽영화를 리메이크 했다는 점 때문인지 감정을 극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려 하다 보니 오히려 원작보다 감정적인 흐름이 다소 약하다. 좋은 재료를 썼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조미료를 전혀 안 썼다 오히려 본연의 맛까지 잃어버린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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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준모 시민기자의 블로그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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