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포럼] 무엇이든 가능한 가상세계 : 메타버스 시대의 도래

2021. 1. 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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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힘들었던 2020년이 저물고 2021년이 밝았다.

소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대면 행사가 불가능해지자 보신각 제야의 종소리를 가상현실로 체험하는 등 다양한 새해맞이 행사를 온라인으로 즐기게 됐다.

아바타를 활용한 3D 기반 가상현실은 가상세계와 현실의 세계가 융합하고 상호작용하며 만들어내는 초현실적 세계를 의미하는 '메타버스(metaverse)'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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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힘들었던 2020년이 저물고 2021년이 밝았다. 소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대면 행사가 불가능해지자 보신각 제야의 종소리를 가상현실로 체험하는 등 다양한 새해맞이 행사를 온라인으로 즐기게 됐다. 10대인 조카는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친구들과 새해를 맞았다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제페토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3D로 구현된 가상세계에서 조카의 아바타가 친구들의 아바타와 함께 타임스스퀘어에서 만나 서로 대화하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이다.

2018년 출시 이후 전 세계의 2억명 가까운 이용자를 확보했으며 특히 Z세대의 놀이터로 인기가 높다는 제페토의 성공 비결이 궁금했다. 아바타를 활용한 3D 기반 가상현실은 가상세계와 현실의 세계가 융합하고 상호작용하며 만들어내는 초현실적 세계를 의미하는 '메타버스(metaverse)'를 떠올리게 한다. 닐 스티븐슨의 1992년 소설 '스노우 크래시'에서 유래된 메타버스가 구현된 것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대 미국에서 폭발적 관심을 끌었던 '세컨드 라이프'는 여러 문제도 있었지만 단순한 놀이 공간이 아니라 교육, 업무에도 활용되며 메타버스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가 지금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이 발전하고 모바일로 서비스 기반이 옮겨지면서 가상과 현실을 결합해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제공하는 메타버스가 훨씬 편리하고 정교해졌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메타버스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현실 세계를 그대로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가상, 현실과 이상의 적절한 융합이다.

나를 표현하는 아바타는 나와 닮아야 하지만 나와 똑같을 필요는 없고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 수 있다. 아바타를 통해 메이크업, 헤어, 의상 등 현재 유행하는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고 다양한 포즈, 댄스 등도 직접 해볼 수 있다. 현실에서라면 불가능한 다양한 활동도 할 수 있다. 평소 좋아하는 스타의 집을 방문하고 스타에게 사인을 받으며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은 사인회를 열거나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를 방문하고 춤을 따라 할 수 있도록 했다.

나아가 소셜미디어 활동도 가능해 가상세계에서 친구를 맺고 함께 같은 장소를 방문하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고 놀며, 인증샷을 올리고 좋아요, 댓글 등으로 소통한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용자가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며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일부는 많은 팔로워와 조회수를 얻으며 인기를 얻어 인플루언서로 활약한다는 것이다.

아바타는 나를 표현하지만 내가 아닌 가상의 캐릭터다. 아바타를 통해 메타버스에서는 내가 현실에서 만족시킬 수 없는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 물리적 제약 없이 현실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나의 모습을 표현하고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으며 어디든지 방문하고 어떤 활동이든 할 수 있다.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 가상통화가 필요하긴 하지만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그렇기에 다양한 소비 경험도 할 수 있으며 실제 각 브랜드가 아바타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시작하기도 했다. 메타버스를 통한 욕구의 발현과 충족이 현실의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하다. 결국 메타버스는 우리의 욕망을 투영하며 이용자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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