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림포장, 골판지 박스 가격 인상에 수익성 개선 기대

박형수 2021. 1. 4.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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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등이 강화되면서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외부에서 하던 식사나 쇼핑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해결하게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4조2445억원에 달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0% 늘었다. 지난해 8월부터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매월 14조원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올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16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 증가에 따라 택배 물동량 또한 지속해서 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들어 8월까지의 택배 물동량은 21억6034만여개로 전년 동기 대비 20.0% 증가했다. 음식류 배달에 필요한 백판지나 택배 상자에 들어가는 골판지 수요도 증가했다. 아시아경제는 비대면(언택트) 소비 문화 확산과 함께 성장하는 제지업체 세하와 태림포장의 실적과 재무 상황을 살펴보고 미래 성장 가능성도 가늠해 본다.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국내 1위 골판지 상자 제조업체인 태림포장은 올해 언택트 소비문화 확산에 따른 수혜를 크게 보지 못했다. 업체들의 과잉 경쟁 여파로 골판지 상자 판가가 하락하면서 이익률이 낮아졌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실적은 점차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림포장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매출액 4076억원, 영업이익 5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5.3% 줄었고 영업이익은 75.5% 감소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태림포장의 3분기 영업이익은 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했다"며 "업체들의 과잉 경쟁으로 골판지 상자 판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골판지 상자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며 "원지 가격이 급격히 오르며 이를 상자 가격에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림포장은 택배, 포장 등에 사용되는 골판지를 제조하는 제지업체다. 골판지 산업은 크게 폐지ㆍ원지ㆍ상품(원단, 상자)으로 구분한다. 폐지는 가장 기초적인 원재료로써 표면지, 골심지, 이면지 등 원지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 원지를 합치면 원단이 되고 원단을 조립해 상자를 만든다. 태림포장의 매출액 비중은 상품 84%, 원지 16%다.

태림포장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국내 골판지 상자 시장 점유율 16.9%를 차지하고 있다. 계열사를 통해 원지를 생산한다. 원지 시장 점유율은 4.4%를 기록했다. 골판지 산업은 고정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다. 대형 과점 업체가 가격 결정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다만 시장 특성상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기 힘든 무(無)상표성의 특성이 있다. 경쟁사 제품과의 품질적인 차별성이 적어 공급자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제품 가격에 비해 크기가 크기 때문에 물류비용 부담이 높아 생산량 대부분을 국내에서 소화하고 있다.

올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급증하면서 택배 상자 소비량도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쇼핑 업체가 경쟁적으로 멤버십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소소한 일상용품까지 온라인으로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온라인 쇼핑 시장이 꾸준하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택배 증가에 따라 골판지 업체들은 현재 공장을 80~90% 수준으로 가동하고 있다. 계절적으로도 연말ㆍ명절의 선물 대목을 맞아 포장 상자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수요가 빠르게 늘었는데 생산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환경부는 이물질로 오염된 폐지가 국내에 반입돼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골판지 기초 원재료인 '폐지 수입 신고제'를 시행했다. 통관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폐지 수입량이 감소했다. 지난 10월과 11월에는 원지 생산 공장 화재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골판지 원지 생산업체는 화재 이후 20~25%의 가격을 인상했다. 수요와 공급의 심각한 불균형 속에서 원지와 상자 업체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진 이유다.

태림포장은 최대주주인 세아상역의 해외 유통망을 활용한 해외 진출 가능성도 생겼다. 올해 초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 세아상역 측은 걸음마 단계를 막 시작한 동남아 및 중미 지역 전자상거래 시장을 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 진출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기존 대형 제지회사로의 인수합병과 중소규모 제지회사 내 설비인수 등 산업 내 구조조정을 통한 대형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판지 시장구조에서 과점적 시장구조로 바뀌면서 가격경쟁 수준을 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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