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 시대, 올 상반기 열린다
실적 개선 기대 IT가 유망업종
각국 경기부양·코로나가 변수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코스피가 지난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2800선을 넘어선 가운데 국내 증권전문가들은 올해 코스피가 3000시대를 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증시를 이끈 개인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IT업종이 올해 유망업종으로 꼽혔다. 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개장초 2890을 넘었다.
4일 아시아경제신문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올해 코스피 예상밴드를 조사한 결과 저점 평균은 2517, 고점 평균은 3150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올해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3000선 도달 시점은 상반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주식시장은 지난해 연간 수익률 기준 최상위를 기록, 특히 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이 국내 유동성의 힘이라는 점은 올해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라며 "금융위기 직후와 마찬가지로 코스피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 저항은 크게 의식하지 않는 상황으로 PBR 1.2배를 상회한다는 가정을 할 경우 코스피는 3000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예상경로는 1분기 말에서 2분기에 최고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과 경기 회복을 미리 땡겨서 주가가 오르고 있는 만큼 고점을 찍는 시기도 생각보다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 매수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개인은 국내 증시에서 약 64조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 자금은 1월부터 매수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통상 대주주 과세 이슈로 인해 연말에는 순매도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현재 고객예탁금이 대규모 누적돼 있는 것은 1월부터 매수세가 본격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개인의 적극적 증시 참여는 주가 상승에 따른 추종 매매가 늘어났기 때문만은 아니다. 주식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개인투자자 매수 랠리에도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은 2007년 증시 활황기 때보다 낮아 올해도 개인이 증시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상승을 주도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지수 하단을 견고하게 만들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매수세도 기대된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ㆍ달러 환율이 1100선 이하에서 하향안정세를 보일 경우 외국인 순매수는 기조적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각국의 경기 부양 기조 지속, 개인 매수세 지속, 기업의 실적 개선 등이 꼽혔고 부정적인 변수로는 코로나19 장기화 등이 꼽혔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요국의 리플레이션(Reflationaryㆍ확장적 재정정책+완화적 통화정책) 정책 환경, 코로나19 백신ㆍ치료제 개발 및 접종 러시, 반도체 및 중국 매크로 회복에 기초한 한국 수출경기 및 기업 실적의 빠른 정상화 가능성은 증시에 긍정적 변수"라며 "반면 코로나 방역 통제역 확보 지연, 정치 불확실성 재점화에 기인한 정책 모멘텀 희석 등은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유망업종으로는 반도체 업황 회복이 기대되는 IT를 비롯해 바이오, 2차전지 등이 꼽혔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2차전지, 전기차(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포함) 등이 유망할 것"이라며 "이들 업종은 업황 개선뿐만 아니라 코스피 실적 레벨업을 주도하는 섹터로 기술 대중화 가속화의 결과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새해 첫 날 코스피는 2900선을 넘어섰다.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62.14포인트(2.16%) 2935.61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2.22포인트(0.23%) 오른 970.64였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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