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듣고 시험도 봤다, 中 경악한 죽은 유학생 정체
12월에도 숙제와 기말 리포트 제출
선생님들 경악하며 진상 조사 착수
숨진 학생, '인터넷 대리 수업' 이용
업체는 학생 사망 모르고 서비스
이미 숨진 학생이 온라인 수업을 듣고, 리포트도 제출하는 '귀신이 곡할 일'이 알려지며 최근 중국 사회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같은 일은 온라인 공간에서 ‘Lucy’라는 이름을 쓰는 한 외국 학생이 인터넷에 자신의 경험을 전하며 알려졌다.
홍성(紅星)신문과 환구시보(環球時報) 등 최근 중국 언론에 따르면 루시가 인터넷에 글을 올린 건 지난해 12월 초다. 자신의 반에 한 중국 유학생이 있었는데 불행하게도 이 학생은 11월 중순에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말았다.
루시는 이 학생과 인터넷 수업을 같이 들었고 여러 차례 메일도 주고받던 사이라 사고 소식을 듣고 무척 괴로워했다고 한다. 한데 이후 놀랄 일이 벌어졌다. 숨진 중국 학생이 계속 숙제를 제출하고 중간 평가에 참여하는 건 물론 선생님께 메일도 보냈다.
또 얼마 전엔 마지막 리포트도 제출했다는 것이다. 이 중국 학생의 사망 소식을 통보받았던 모든 선생님이 기겁하고 말았다. 급기야 진상 조사에 착수했고 결국 숨진 학생이 돈을 받고 인터넷 수업을 대신해주는 회사와 거래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는 것이다.
인터넷 수업을 대신해주는 걸 중국에선 ‘다이상왕커(代上网科)’라 하며 ‘챵서우(槍手)’는 수업을 대신하는 사람을 말한다. 챵서우는 숙제를 대신 하고 시험도 대신 치르며 조별 토론에 참여하는가 하면 선생님에게 메일을 보내기도 한다.
문제는 이 창서우가 고객인 학생이 숨진 걸 모르고 계속 숙제를 하고 기말 리포트까지 제출하며 발생한 것이다. 이에 중국 언론이 ‘다이상왕커’에 대한 취재를 해보니 이와 관련된 적지 않은 광고를 발견할 수 있었다.
대부분 해외 유학생의 수업을 도와준다는 설명과 함께 ‘XX교육과학기술공사’라는 문패를 달고 있었다. 이들 회사는 유학하는 국가와 학력, 인터넷 수업 유형, 인터넷 수업 명칭,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 얻고자 하는 성적 등을 고려해 서비스 비용을 책정한다.
한 회사는 인터넷 수업을 대신해주는 창서우 중엔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이나 미국의 펜실베니아 대학처럼 명문 대학의 박사과정 대학원생도 있다고 자랑했다. 미 대학의 본과에 유학하는 학생일 경우 A 학점을 받으려면 1750달러(약 190만원)를 내야 한다.
반면 그저 F 학점 받는 걸 면하기만 하려면 액수는 1350달러로 낮아진다. 여러 과목에 대해 대리 수업을 신청하면 할인 혜택도 주어지고 숙제가 많거나 수업의 난도가 높으면 추가로 200~500달러를 내야 한다고 한다.
이 같은 인터넷 대리 수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발생 이전부터 조금씩 싹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코로나 만연으로 수업의 대부분이 인터넷 공간으로 옮겨지면서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21세기교육연구원 원장인 슝빙치(熊丙奇)는 “인터넷 대리 수업은 학점을 돈으로 사는 것으로 퇴학 처분도 받을 수 있다”며 “처벌 강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학생의 자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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