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간판 투수 양현종·야수 나성범, 늦깍이 메이저리거 될까
국내 최고의 투수 평가받은 양현종, 메이저리그 거부권이 걸림돌
KBO 최고의 타자 나성범(32)과 투수 양현종(32)이 차가운 MLB 스토브리그의 분위기를 뚫고 늦깎이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나성범의 포스팅 마감 시한이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젊은 나이로 가능성에 주목을 받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을 성사시킨 김하성과 달리 나성범은 30대의 늦은 나이와 부상 이력이 지적을 받으면서 MLB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한국 최고의 투수 중 하나’라고 평가받은 양현종도 MLB 도전을 외쳤지만 32살의 나이와 구위 하락 등의 걸림돌에 아직 소식이 없다.
나성범에 대해선, 현지 매체에서 30대로 접어든 나이와 메이저리그에서 우익수나 지명타자로만 활약할 수도 있는 수비 포지션의 한계, 주루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국 CBS스포츠는 “한국 최고의 강타자 중 한 명”이라면서도 “나성범이 30대에 들어갔고 메이저리그에서 우익수나 지명타자로만 활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영입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 수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부상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나성범은 지난 2019년 5월 3일 경남 창원에서 KIA 타이거즈와 가진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홈경기 도중 슬라이딩 과정에서 무릎이 꺾여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와 연골판이 파열됐다. 선수로는 매우 크게 다쳤다.
하지만 나성범의 ‘슈퍼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나성범은 5툴 플레이어다. 그가 달리기도 능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은 알지 못한다. 그는 좋은 수비 능력도 갖췄다. 타격에서도 파워를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5툴 플레이어는 힘, 정확도, 수비, 주력, 송구에 모두 능한 야수를 말한다. 그러면서 “나성범이 어떤 선수인지 구단들에 알리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나성범은 2020시즌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서 170안타(34홈런) 112타점 115득점 타율 0.324를 기록해 NC의 창단 첫 우승에 기여했다. 나성범이 MLB에 포스팅되자마자 미국 언론들은 나성범을 ‘강타자’로 소개했다. 미국 MLB 네트워크의 존 헤이먼 기자는 트위터에서 “외야수 나성범이 공식적으로 포스팅됐다”며 “6차례 올스타로 선정되고 2차례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선수”라고 소개했다. 마이애미 말린스에서도 왼손 우익수를 영입할 계획을 밝히자 나성범의 영입이 거론되기도 했다. MLB네트워크의 존 헤이먼은 2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마이애미가 가급적 왼손 우익수인 코너 외야수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통산 147승의 역사를 달성한 양현종이 지난해 10월 메이저리그 도전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한국 야구계의 전설을 써온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너무 늦은 탓일까. 양현종은 현지 매체의 관심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양현종에 관한 외신 기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함께 빅리그에 도전한 김하성, 나성범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양현종은 MLB 구단들과 꾸준한 물밑작업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거부권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양현종을 5선발이나 불펜으로 활용할 계획 다만, 양현종이 현지에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도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것을 거부하는 것을 확실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으므로, 이를 포기하고서 계약을 이어갈 팀이 아직까진 없는 모습이다.
양현종의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닝 소화력은 여전히 발군이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 무려 172이닝 1/3을 뛰어, 이닝 소화력만 놓고 보면 지난 시즌 전체 6위다. 데뷔 이후 14시즌을 보낼 동안 소화한 이닝만 무려 1천967이닝에 달한다. 현역 KBO리그 선수 중에서 독보적인 기록이다.
다만 양현종의 부진한 성적이 걸림돌이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70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32세라는 나이 때문에 5선발이나 중간계투 자원으로 분류된다. 현지에서는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낼 수 있는 스플릿 계약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현종은 미국뿐 아니라 일본 진출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경우 KIA 타이거즈에 잔류할 가능성 역시 열려있다. KIA에선 양현종을 국내 최고의 대우를 할 준비가 돼 있다.
일본 프로야구의 니혼햄 파이터스 외야수 니시카와 하루키(28)가 MLB 진출에 실패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의 냉랭한 분위기도 감돈다. 일본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니시카와의 실패를 두고 “무관중으로 지난 시즌을 치른 탓에 MLB 각 구단이 재정적으로 힘든 상태”라며 “이로 인해 포스팅 시스템을 이용한 니시카와에게 역풍이 불었다”고 해석했다. FA 시장도 더디게 가고 있다. 대어급 선수들의 계약이 점차 미뤄지는 건 MLB의 최근 추세지만, CBS스포츠가 오프시즌 전 선정한 ‘TOP 60’ 선수 중 계약에 이른 선수는 10여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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