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상 '외할머니 카페', 목회자 커피값 품앗이로 미소

장창일 2021. 1. 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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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을 나누면 반이 되고 사랑은 배가 된다는 말이 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직후 손님이 끊긴 카페를 살리기 위해 지역 목회자들이 사랑의 손길을 건넸다.

같은 지방 회원들은 시간이 날 때 카페를 찾아 커피를 가지고 간다.

그는 "동료 목회자들도 흔쾌히 동의해 주셨고 기쁜 마음으로 커피값을 감당하고 계신다"면서 "커피를 마시기 위해 오가면서 잠깐이라도 만나 서로 얼굴도 보는 게 또 다른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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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외할머니’ 바리스타 이춘분 권사(오른쪽)와 대표 김헌래 목사가 지난 9월 인천 부평구 카페에서 웃고 있다. 국민일보DB

아픔을 나누면 반이 되고 사랑은 배가 된다는 말이 있다. 인천 부평구 주택가 골목에 있는 ‘카페 외할머니’가 최근 이 말을 체험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직후 손님이 끊긴 카페를 살리기 위해 지역 목회자들이 사랑의 손길을 건넸다. 목회자들은 당번을 정해두고 30여명분의 커피값을 매일 결제하고 있다. 매출이 급감한 카페에는 가뭄 끝 단비와도 같은 희소식이 됐다.

부개역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카페는 마을 사랑방과도 같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이전에는 그래도 손님이 많았다. 오전 8시 문을 열어 밤 10시에 문을 닫는 카페에는 20~30대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부터 공공근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어르신들까지 함께 어울렸다. 매일 보행보조기를 끌고 카페를 찾는 87세 단골도 있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이 모든 걸 중단시켰다. 2012년 등불감리교회(김헌래 목사)가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위해 창업한 카페는 지난해 8월 교회와 합쳐 지금의 자리로 이사했다. 주중에는 카페로, 주일에는 예배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김 목사는 3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지난해 카페와 교회를 합친 뒤 월세 부담이 컸다”면서 “어려워도 수입이 안정적이었는데 12월부터 아예 손님이 없어 손가락만 빨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런 대책이 없어 너무 힘들었는데 지역 목회자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셨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중부연회 부평동지방회(감리사 서도원 목사) 소속이다. 지방회는 가까운 지역에 있는 기감 교단 교회들의 모임으로 현재 34개 교회가 부평동지방회 회원이다.

매출 급감으로 등불감리교회 사역까지 어려움에 빠지자 지역 목사들이 나섰다. 목회자들은 매일 30여 잔의 커피값을 돌아가며 계산한다. 같은 지방 회원들은 시간이 날 때 카페를 찾아 커피를 가지고 간다.

커피값 품앗이는 이민준 부개중앙교회 목사가 제안했다. 이 목사는 “등불감리교회와 외할머니 카페가 공간을 하나로 합치면서 재정적으로 부담이 컸다”면서 “그런데 손님이 완전히 끊긴 걸 알고 나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료 목회자들도 흔쾌히 동의해 주셨고 기쁜 마음으로 커피값을 감당하고 계신다”면서 “커피를 마시기 위해 오가면서 잠깐이라도 만나 서로 얼굴도 보는 게 또 다른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동료 목사님들이 사랑을 주셔서 숨통이 트였고 작은교회에도 큰 희망이 됐다”면서 “너무 쓸쓸했는데 사랑으로 채워주시니 너무 기쁘다. 앞으로 동료 목회자들의 사정도 잘 살피며 목회하겠다”고 밝혔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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