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의 저주' 받은 벨기에 요양원..그 다녀간뒤 26명 사망

석경민 2021. 1. 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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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한 요양원에서 ‘산타클로스’로 분장한 자원봉사자가 다녀간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지면서 20여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요양원의 확진자도 100명이 넘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벨기에 플랑드르주의 요양원. 이 집단감염으로 26명의 입소자가 사망했다. [가디언 캡처]


비극은 자원봉사 행사에서 시작됐다. 성 니콜라스의 축일을 기념해 지난달 5일 자원봉사자들은 산타클로스 등으로 분장을 한 채 벨기에 플랑드르 지역의 한 요양원을 찾았다. 이중 산타클로스 분장을 했던 한 자원봉사자가 행사 이후 코로나19 증상을 보였고, 이후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봉사자들이 다녀간 후 일주일 만에 요양원 입소자 61명과 직원 14명이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집단감염 규모가 늘면서 사망자도 나왔다.

벨기에 플랑드르주 보건당국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40명의 직원을 포함해 11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 중 26명의 입소자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요양원을 다녀간 (양성 반응을 보인) 자원봉사자에서 시작됐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벨기에의 저명한 바이러스 학자인 마르크 판 란스트 박사는 요양원 내 확진자들의 검체를 살펴본 결과 모두 한 사람한테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역당국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직후 성명을 통해 “자원봉사자는 입소자와 거리 두기 수칙을 지켰고, 봉사자와 입소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행사 당시 사진을 통해 입소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역당국은 이후 성명에서 “우리는 경영진으로부터 잘못된 정보를 받았다”며 “이건 완전히 무책임한 사건이다.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보건당국은 해당 봉사자가 방문 당시 자신이 감염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는 없고, 공식적인 문제제기도 없어 봉사자에 대한 조사는 시작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벨기에는 세계에서 코로나19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로, 코로나19 사망자 수의 절반 이상인 1만 1000여명이 요양원 거주자였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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