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사람들은 죄가 없었다.."잊고, 삶을 살고싶을뿐"

박장군 2021. 1. 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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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베이성 우한 시민들에게 지난 1년은 악몽이었다.

팬데믹에서 전 세계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한 해였지만, 이들이 느낀 감정은 공포 그 이상이다.

그래서 우한 시민 다수는 지난해의 기억을 외면하고, 잊고 싶다.

지난해 혼돈에 빠진 우한의 병원을 직접 경험한 천시 씨는 "줄은 너무 길었고 주변 사람들은 모두 매우 아팠다"며 "한 할머니가 내 앞에서 쓰러졌는데 기억에서 그 장면을 지울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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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악몽 1년의 악몽 조명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지난해 12월 31일 관람객들이 '우한 팔러 컨벤션 센터'에 들어선 코로나19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 시민들에게 지난 1년은 악몽이었다. 팬데믹에서 전 세계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한 해였지만, 이들이 느낀 감정은 공포 그 이상이다. 그래서 우한 시민 다수는 지난해의 기억을 외면하고, 잊고 싶다. 철저한 방역을 극찬하며 1주년을 기념하는 중국 당국 분위기와는 결이 다르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 1주년을 조명하는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대규모 유행이 시작된 우한의 많은 시민은 악몽 같았던 기억을 잊고 현재의 삶을 이어가길 원한다고 전했다. 우한은 코로나19의 최초 발원지로 알려진 화난수산시장이 있는 지역이다.

린원화씨의 기억은 생생하다. 그는 지난해 초 우한이 코로나19로 봉쇄됐을 때 위험을 무릅쓰고 운전기사를 자처했다. 병원에 갈 수 없는 이들에게 약을 전해주던 의료진을 직접 태우고 곳곳을 누볐다. 린원화씨는 SCMP에 “꼭 그래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저는 코로나19에 관한 기억을 떠올리거나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며 ”소위 말하는 1주년이라는 것을 기념하고 싶은 것은 언론이지 우리는 그걸 잊고 우리 삶을 살고 싶을 뿐”이라고 털어놨다.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우한의 화난수산시장. AP 연합뉴스


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한 불교사원에서 마스크를 쓴 여성이 기도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초등학교 교사 샤오야씨도 지난해를 떠올리면 대유행 당시 부모님이 입원할 병상을 찾으려 며칠을 고생한 기억에 아찔하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시기를 조명한 선전용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대대적으로 제작해 방역 조처를 미화하지만, 와닿지 않는다. 그는 “그때를 기념하고자 TV에서 최소 2편의 드라마가 방영됐지만 나는 5분도 채 계속 볼 수가 없었다”며 “드라마 속의 무엇도 그때 우리가 경험하고 느낀 것을 묘사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가족과 가까운 이웃이 고통받은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우한 사람들은 지금도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해 혼돈에 빠진 우한의 병원을 직접 경험한 천시 씨는 “줄은 너무 길었고 주변 사람들은 모두 매우 아팠다”며 “한 할머니가 내 앞에서 쓰러졌는데 기억에서 그 장면을 지울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봉쇄 조치가 해제된 지난해 4월 8일 톈허 국제공항에서 의료진들이 포옹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시장. AFP 연합뉴스


중국 정부 공식통계상 우한에서는 지금껏 5만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걸렸고, 3869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태 초기에는 치료법이 전무했던 터라 많은 이들이 병원에 가보지도 못하고 숨졌다. 그야말로 비극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크게 축소된 숫자라는 의혹이 팽배하다. 최근 중국 정부가 낸 대규모 혈액 검사 정보에 따르면 우한의 실제 코로나19 환자는 공식 발표보다 10배 많은 50만 명에 이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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