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무능 드러난 구치소 감염..치료시설 전원·1일1마스크 지급해야"

유수인 2021. 1. 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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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의협회장, 의학적·방역적·인권적·정신의학적 대응 제안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중구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동부구치소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극단적 무능을 드러냈다"고 지적하며 "구치소, 교도소 등 교정시설 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환자들은 생활치료센터, 전담병원 등의료기관과 시설로 즉시 전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부구치소 내에서 감염의 확산 경과를 보면 법무부와 교정본부의 방역 대책은 전무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용자들에게 최초 확진자 발생 전 마스크 한 장 지급한 적이 없고, 12월 18일 1차 전수조사까지 3주 동안 방역 대책이라는 것이 거의 전무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 동부구치소 사태가 시사하는 의미는 적지 않다. 현 정부의 방역 역량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정부에 다시 한 번 강력하고 절실하게 요청한다. 현재의 상태로는 효과적으로 코로나19와 싸울 수 없다. 국민의 생명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국가 의지의 확립, 방역 대응 시스템의 혁신, 광범위한 인적 쇄신, 그리고 극단적 무능과 부실을 보인 책임자들에 대한 엄중한 단죄를 통해 하루 빨리 전열을 재정비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동부구치소 감염 사태와 관련해 의학적, 방역적, 인권적, 정신의학적 대응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우선 구치소, 교도소 등 교정시설 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환자들을 생활치료센터, 전담병원 등의료기관과 시설로 즉시 전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치소, 교도소는 수감시설이지 의료기관, 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들에 대한 치료와 감염 방지 등 방역대책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교정기관 내에는 코로나19 음성 수용자들을 가급적 1인 1실의 원칙, 불가하다면 밀집도를 최대한으로 낮추는 수용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정기관 수용자들에 1일 1개의 KF94 마스크를 지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방역용 마스크는 1회용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1개의 마스크로 수일간 착용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면서 "예산문제가 언론에 보도되었는데, 소위 K-방역 홍보, 해외에 마스크 등 방역물품 제공에 수백억의 예산을 쓰고 있으면서 구치소, 교도소 수용자들에게 1일 1마스크 지급도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국민의 생명권 보호가 국가의 제1의 과제"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도 "방역의 핵심 3원칙은 거듭 말하지만 손위생,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이다. 이 3원칙을 교정기관에 수용된 국민들에 적극적으로 홍보, 주지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인권적, 정신의학적 대응을 위해 구치소, 교도소 수용자들의 가족들과 화상, 전화를 통한 면회를 더욱 활성화해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바이러스 배출 등의 우려로 수용자들의 서신 발송이 어렵다면 수용자들이 이메일을 통해 가족과에게 서신을 발송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용자들이 정보의 단절 없이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또 수감된 상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고 방치돼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공포감은 심각한 불안을 일으킬 수 있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고, 가족 등 외부와의 소통 창구 강화도 그런 조치의 일환이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정신의학적 상담, 심리 상담 등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페이스북 전문.

[ 정부의 극단적 무능을 드러낸 동부구치소 감염 사태 ]

서울동부구치소에서 2020.12.31.현재 92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최초 직원 확진자 1명의 보고가 2020.11.27. 있었으니 34일 만에 전체 수용자 2400여명 중 900명 전후의 수용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입니다. 동부구치소 내에서 감염의 확산 경과를 보면 법무부와 교정본부의 방역 대책은 전무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수용자들에게 최초 확진자 발생 전 마스크 한 장 지급한 적이 없고, 확진자가 최초 보고되고 직원들 중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12.18. 1차 전수조사까지, 3주 동안 방역 대책이라는 것이 거의 전무하였습니다.

1차 전수조사 후 185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였을 때에도 확진자와 비확진자가 동일 공간에 혼재하는 상황이 상당시간 지속되는 등 감염 관리 대책은 커녕 감염 확산을 부추기는 엉터리 방역 조치가 취해졌습니다. 그 결과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교정기관인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단일 시설로서 최악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생활방역의 3대 수칙, 즉 손위생,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중 일부를 강제화하고, 확진된 경우 동선을 숨길 경우 처벌하고, 최근에는 5인 이상 집합금지의 경우 시민 고발 제도까지 운용하고 있습니다.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다가 감염법 예방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국민들까지 있습니다. 국민들에게는 이토록 가혹한 방역 수칙을 강제하고 있는 정부가 정작 자신들에 전적인 관리 책임이 있는 대규모 교정시설에서는 아무런 방역 조치도 시행하지 않고, 부실 대처로 일관하다가 코로나19 1년 역사에서 유래가 없는 대규모 단일 시설 감염 사태를 촉발시키고 말았습니다.

이번 동부구치소 사태가 시사하는 의미는 적지 않습니다. 현 정부의 방역 역량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경시했고 감염의 확산을 예방하고 방지하는 방역조치의 수립과 실행에 있어 ‘극단적 무능’을 보여 주었습니다. 시설의 최종 책임자인 법무부 장관은 구치소 방역에는 일체 관심을 두지 않고 정파적 싸움질에만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과연 이 정부를 믿고 이 험난한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위기를 넘길 수 있을지, 종국적 극복을 해낼 수 있을지, 깊은 회의감이 듭니다.

코로나19 1년여의 기간 동안 그나마 총 확진자 수와 사망자수가 세계의 여러 나라들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객관적으로 평가해 봤을 때, 우리 국민들이 자유와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 받으면서도 방역 수칙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준수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의지와 역량이 제1의 요인이 결코 아니었다는 것이고 정부는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 침해를 국민들이 감내함으로써 비교적 손쉬운 방역을 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의료계는 물론 발생한 환자의 치료에 최선을 다하여 사망률을 낮추는 데 분명히 기여했으나 국민들의 방역 수칙 준수로 확진자 수 자체가 의료체계를 붕괴시킬 만큼 여태까지는 크지 않았기 때문에 제한된 역할을 하였을 뿐입니다.

정부는 코로나19 효율적 치료체계 확보 실패, 초기 백신 확보 실패, 부실한 방역 대책 수립과 실행 등 총체적 무능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패라는 표현도 사실은 뭔가 시도를 하고 노력을 했어야 하는데, 2020년 3월에서 11월까지 8개월 간 코로나19 중환자 치료체계 확보와 백신 확보 노력 자체를 하지 않았으므로 실패라는 표현도 적합치는 않습니다.

정부에 다시한번 강력하고 절실하게 요청합니다. 현재의 상태로는 효과적으로 코로나19와 싸울 수 없습니다. 국민의 생명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국가 의지의 확립, 방역 대응 시스템의 혁신, 광범위한 인적 쇄신, 그리고 극단적 무능과 부실을 보인 책임자들에 대한 엄중한 단죄를 통해 하루빨리 전열을 재정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일은 대통령만이 할 수 있습니다.

동부구치소 감염 사태와 관련 몇 가지 제안을 드립니다.

<의학적, 방역적 대응 제안>

1. 구치소, 교도소 등 교정시설 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환자들은 생활치료센터, 전담병원 등의료기관과 시설로 즉시 전원해야 합니다. 구치소, 교도소는 수감시설이지 의료기관, 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들에 대한 치료와 감염 방지 등 방역대책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없습니다. 교정기관 내에는 코로나19 음성 수용자들을 가급적 1인 1실의 원칙, 불가하다면 밀집도를 최대한으로 낮추는 수용방식을 채택해야 합니다.

2. 교정기관 수용자들에 1일 1개의 KF94 마스크를 지급해야 합니다. 방역용 마스크는 1회용입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1개의 마스크로 수일간 착용하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예산문제가 언론에 보도 되었는데 소위 K-방역 홍보, 우리나라 국민들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외에 마스크 등 방역물품 제공에 수백억의 예산을 쓰고 있으면서 구치소, 교도소 수용자들에게 1일 1마스크 지급도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국민의 생명권 보호가 국가의 제1의 과제입니다.

한편 방역의 핵심 3원칙은 거듭 말씀드리지만 손위생,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입니다. 방금 말씀드린 조치들에 그와 관련된 조치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3원칙을 교정기관에 수용된 국민들에 적극적으로 홍보, 주지 시켜야 합니다.

<인권적, 정신의학적 대응 제안>

1. 구치소, 교도소 수용자들의 가족들과 화상, 전화를 통한 면회를 더욱 활성화하여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바이러스 배출 등의 우려로 수용자들의 서신 발송이 어렵다면 수용자들이 이메일을 통해 가족과에게 서신을 발송할 수 있는 제도도 이번에 도입해야 합니다. 수용자들이 정보의 단절 없이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2. 수감된 상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고 방치되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공포감은 심각한 불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적극적 조치가 필요합니다. 가족 등 외부와의 소통 창구 강화도 그런 조치의 일환입니다. 정신의학적 상담, 심리 상담 등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2021.1.1.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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