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택하려는 노모.. 그를 둘러싼 가족의 마지막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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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점점 마비돼 가는 이 여성은 오랜 고민 끝에 죽는 날을 직접 정하기로 했다.
출가했던 딸은 자신들의 남편과 아들, 그리고 애인을 데리고 오고, 집에 모인 이들은 애잔한 눈으로 여성을 바라보지만 한사코 이 여성은 평소처럼 대하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영화는 바로 그 지점을 묘하게 피해가며 소소하지만 어떤 날들보다 밀도 높은 하루 하루를 보낼 이 가족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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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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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완벽한 가족> 관련 이미지. |
ⓒ 조이앤시네마 |
온몸이 점점 마비돼 가는 이 여성은 오랜 고민 끝에 죽는 날을 직접 정하기로 했다. 의사인 남편, 그리고 슬하에 딸 둘을 둔 그는 운명의 날을 앞두고 온 가족을 초대한다. 출가했던 딸은 자신들의 남편과 아들, 그리고 애인을 데리고 오고, 집에 모인 이들은 애잔한 눈으로 여성을 바라보지만 한사코 이 여성은 평소처럼 대하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새해 1월 6일 개봉을 앞둔 영화 <완벽한 가족>은 줄거리만 놓고 보면 무겁고 어두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안락사라는 아직 한국 사회에선 생소한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영화는 바로 그 지점을 묘하게 피해가며 소소하지만 어떤 날들보다 밀도 높은 하루 하루를 보낼 이 가족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중심인물은 단연 릴리(수잔 서랜든)다. 할머니이자 엄마, 혹은 아내로 불리던 릴리는 자신의 오랜 병을 스스로 이겨내고자 한다. 릴리의 결심을 남편 폴(샘 닐)은 강력 지지하는데 두 딸은 왠지 탐탁지 않아 한다. 특히 매사에 엄격하고 다소 고지식한 태도를 취하는 제니퍼(케이트 윈슬렛)는 찬성하는 듯 하다가도 아빠인 폴의 내연 사실을 눈치채고 엄마의 안락사를 결사 반대한다. 둘째 딸 안나(미아 와시코브스카)는 조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숨긴 채 가족과 연을 끊은 채 지내다가 돌연 엄마의 죽음을 강하게 반대하고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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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완벽한 가족> 관련 이미지. |
ⓒ 조이앤시네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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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완벽한 가족> 관련 이미지. |
ⓒ 조이앤시네마 |
터질듯 터지지 못하는 가족 및 지인의 감정은 마치 시한폭탄과도 같다. 릴리의 죽음이라는 분명한 사실 앞에 차마 뇌관이 터지지 못하는 것이다. 영화 내내 이런 긴장감이 가득하다. 집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각 캐릭터의 합과 배우의 연기가 매우 중요해지는 지점이다. 서로 다른 상황과 감정을 품고 있는 캐릭터들은 영화 안에서 꽤 어우러지는 모습이다.
본래 강한 비극일수록 희극적 요소가 짙게 숨어 있는 법. <완벽한 가족> 또한 구성원들이 의도하거나 의도치 않은 행동과 말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줄 포인트 몇 개를 가지고 있다. 동시에 관객 각자에겐 가족의 의미, 그리고 그 안과 밖에서 다르게 행동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할 것이다. 원제는 <블랙버드>인데 그 자체로 죽음을 상징하지만 동시에 어떤 변화를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국내 개봉 버전에선 지금의 제목으로 바뀌었다. <노팅 힐>을 연출했던 로저 미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온 가족이 모이기 쉬운 정초에 극장 스크린 혹은 티비 앞에 앉아 함께 이 영화를 관람하는 것도 좋겠다. 물론 방역지침은 철저히 지키면서 말이다.
평점: ★★★☆(3.5/5)
영화 <완벽한 가족> 관련 정보 |
감독: 로저 미첼 출연: 수잔 서랜든, 케이트 윈슬렛, 미아 와시코브스카, 샘 닐 外 수입: (유)조이앤시네마 배급: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러닝타임: 97분 관람등급: 15세이상관람가 국내개봉: 2021년 1월 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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