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t Korea ⑦] '다시 제대로' 뛰는 스포츠계를 만들어야

유명준 2021. 1. 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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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2020년 스포츠계 사실상 비정상 운영
도쿄올림픽·체육회 회장 선거 등 통해 체질 변경 나서야
2021년 개최 목표로 하는 도쿄올림픽ⓒ뉴시스

“다시 뛸 수 있을까.”


2020년 전 세계 스포츠계는 의문을 가졌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온전한 경기를 치루지 못한 스포츠인들에게는 악몽의 시간이었다. 올림픽은 역사상 처음으로 1년 연기됐고, 대다수 스포츠들은 중단되거나 뒤늦게 시즌을 열었다. 선수들이 겨우겨우 경기장에 나섰지만, 이들을 응원하는 팬들은 사라졌고 승리의 기쁨을 온전하게 표현하지도 못했다.


이런 와중에도 대한민국 스포츠계는 움직였다. 관중 없이 개최됐지만 프로야구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의 야구팬들 마음을 움직였고, NC다이노스는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 국내로 복귀한 김연경은 월드클래스 실력으로 배구팬들을 환호케 했다. 이미 프리미어리그에서 정상급으로 활약하는 손흥민은 푸스카스상 수상해 축구팬들을 설레게 했다. 류현진, 김광현, 최지만은 메이저리그에서 동반 활약했다. 프로축구 울산 현대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8년 만에 정상에 올랐고, 전북 현대는 사상 처음으로 K리그 4연패 금자탑을 쌓았다.


코로나19 시국에 어렵게 일궈낸 성과들이지만, ‘완전한’ 모습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는 2021년 스포츠계에 여러 과제를 던졌다.


가장 큰 관심은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다. 올림픽 역사에 전례가 없었던 ‘1년 연기’라는 선택을 했던 도쿄올림픽은 현재까지도 개최 여부가 안개 속이다. 백신 접촉 소식에 ‘개최 가능’에 무게가 쏠리던 찰나 ‘변종 바이러스 출연’ 소식은 이 무게를 다시 ‘불가’쪽으로 옮기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내부에서도 개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고, 교토통신도 코로나19 변종으로 인해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일시 정지하는 정책이 강화되고 이로 인해 올림픽에 대한 역풍이 강해질 것이라 전망했다.


진천선수촌 모습(자료사진)ⓒ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국내 스포츠계도 민감한 상황이다. 9회 연속 올림픽에 진출한 축구대표팀이나 12년 만에 본선 진출권을 거머쥔 여자농구팀을 포함해 현재 본선 진출권을 획득한 선수들의 마음은 타들어가는 수준이다. 만약 이번에 올림픽이 취소되거나 또다시 연기되면 나이 혹은 기량으로 인해 은퇴를 해야 하는 선수들은 그야말로 좌절감을 또 느껴야 한다. 출전 선수 선발 문제도 또다시 불거진 가능성이 높다. IOC나 일본 입장에서는 도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인류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이겨낸 성과로 남기고 싶겠지만, 국내 선수들 입장에는 자신들의 미래의 향방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1월 18일에 개최되는 제41대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는 더욱 관심을 모은다. 이번에 대한체육회를 맡아서 이끌어야 하는 회장은 개최 여부가 불확실하지만 올해 7월 도쿄올림픽에 이어 2021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치러야 하고 여기에다 2024년에는 평창동계유스올림픽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선거 후보로는 이기흥 현 체육회장과 강신욱 단국대 교수, 유준상 대한요트협회장,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의 4파전으로 압축됐다. 누가 ‘체육 대통령’이라 불리는 회장에 당선 되냐에 따라, 대회 전반은 물론 대회에 참석하는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기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다.


여기에 이번 선거에서 주요 이슈로 거론되는 KOC와 대한체육회의 분리 문제, 학생 선수들의 주말대회 개최 여부, 그리고 고 최숙현 선수의 극단적 선택으로 야기된 스포츠 인권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선수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직장 운동부 감독과 선수들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특히 고 최숙현 선수가 남긴 과제는 아직까지도 현재 진행형이다. 스포츠계는 아직도 최숙현 사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본다. 정확히 최숙현 사태의 해결이 아닌, 스포츠계에 남아있는 인권 문제를 이번 기회에 확실히 해결해야 된다는 주장이 거세다. 그리고 이를 기본으로 스포츠계에 ‘관습’이란 이름으로 남아있는 부당한 시스템을 고쳐야 함은 물론이다. 이는 어쩌면 코로나19 이후 정상적으로 돌아올 스포츠계가 ‘진짜’ 정상화가 되기 위해 반드시 해결이 필요한 문제다.


도쿄올림픽 개최와 대한체육회 수장 선출의 결과에 따른 변화가 진행되면 2021년 스포츠계는 그 어느 해보다 변화무쌍한 해가 될 것이다. 또 해외에 진출한 선수들이 끊임없이 낭보가 이어지고 코로나19가 잡혀 정상적인 스포츠 일정이 진행된다면 그동안 눌렸던 스포츠팬들의 열망이 더 폭발적으로 분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아직은 회의적이다. 줄줄이 발표되는 내년 스포츠계 상반기 일정들은 보기만 해도 두근거리지만, 동시에 “과연 온전히 진행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함을 안긴다. 단지 최악의 상황에서도 움직이고 기쁨을 줬던 대한민국 스포츠이기에 희망은 존재한다. “다시 뛸 수 있을까”가 2020년 스포츠계의 소망이었다면, 2021년은 이 절실한 감정들이 해결되어 “제대로 뛸 수 있게 됐다”는 현실로 나아가길 기대해본다.


글/유명준 문화스포츠부장

데일리안 유명준 문화스포츠부장 (neocros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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