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희망의 사람들] 한탄강 칼바람 맞는 어부 父子 "얼른 봄이 와야 물고기가 바빠지지.."

변순철·글,손영옥 2021. 1. 1.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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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강 위에 아버지와 아들이 섰다.

한탄강에서 고기 잡는 어부로 사는 연천군 주민 유기환·흥용씨 부자다.

이들 뒤로 한탄강의 3대 명소 '아우라지베개용암' 절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용암이 옛 한탄강 유로를 따라 흐르다가 영평천과 한탄강이 만나는 지점(아우라지)에서 급랭하여 둥글둥글한 베개 모양으로 형성됐다고 그렇게 부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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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강 위에 아버지와 아들이 섰다. 한탄강에서 고기 잡는 어부로 사는 연천군 주민 유기환·흥용씨 부자다. 이들 뒤로 한탄강의 3대 명소 ‘아우라지베개용암’ 절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용암이 옛 한탄강 유로를 따라 흐르다가 영평천과 한탄강이 만나는 지점(아우라지)에서 급랭하여 둥글둥글한 베개 모양으로 형성됐다고 그렇게 부른단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정도로 명승인 이 경치 좋은 곳에도 군사훈련 대포 소리는 일상처럼 들린다.

아버지의 인생은 연천으로 이사 온 3살 때부터 그 포 소리와 함께였다. 연천에서 태어난 그 아들의 삶도 마찬가지였다. 어부는 군사지역이라 낙후된 이곳에서 그들이 마침내 찾아낸 삶의 방편이다. 둘은 그 포 소리를 들으며 고기를 잡는다. 얼음이 얼기 전까지는 말이다. 물고기도 얼음 밑에서 동면을 하기 때문이다. 메기, 쏘가리, 모래무지, 참게, 뱀장어…. 모두 겨울잠을 잔다.

“얼른 봄이 와 얼음이 녹아야지. 그래야 고기도 바빠지고 우리도 바빠지지.”

통발 그물을 만지던 아버지가 혼잣말 하듯 툭 던졌다. 돌아서 있는 아들은 이제 그 아버지 마음을 안다.

변순철 사진작가는


-1969년생
-미국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SVA 졸업)
-뉴욕의 다문화를 다룬 ‘짝패’, 한국의 서민을 다룬 ‘전국 노래자랑’ 연작 등이 있음
-북서울시립미술관(2014), 금호미술관(2016), 고은사진미술관(2018), 성곡미술관(2020) 등 주요 미술관 개인전

사진 변순철·글 손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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