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휴일] 첫길 들기

2020. 12. 31. 19:3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먼저 창을 열고 푸른 하늘빛으로눈을 씻는다.

새 호출기나 전화의 녹음은 웃음소리로 시작한다.

새 볼펜의 첫 낙서는 '사랑하는'이라는 글 다음에자기 이름을 써본다.

눈 뜨고 가장 먼저 푸른 하늘빛을 보고, 새 볼펜으로 스스로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것은 처음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먼저 창을 열고 푸른 하늘빛으로
눈을 씻는다.
새 신발을 사면 교회나 사찰 가는 길에
첫 발자국을 찍는다.
새 호출기나 전화의 녹음은 웃음소리로 시작한다.
새 볼펜의 첫 낙서는 ‘사랑하는’이라는 글 다음에
자기 이름을 써본다.
새 안경을 처음 쓰고는 꽃과 오랫동안 눈맞춤을 한다.

정채봉 시집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중

처음에는 소중한 것을 담고 싶다. 눈 뜨고 가장 먼저 푸른 하늘빛을 보고, 새 볼펜으로 스스로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것은 처음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일 것이다. 2021년 새해 첫날을 맞았다. 어제에 이어진 오늘이라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지만, 시작점의 무게 또한 무시하긴 힘들다. 2001년 1월 세상을 떠난 정채봉 시인의 20주기를 맞아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시집이 개정증보판으로 출간됐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