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 올해의 단어 내년의 단어

김종화 2020. 12. 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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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올해의 단어가 여러 곳에서 발표된다.

예상대로 올해 단어들은 어둡다.

미국 메리엄-웹스터 사전과 딕셔너리닷컴 두 곳은 올해의 단어를 팬데믹으로 정했고, 독일언어학회(GfdS)도 팬데믹을 꼽았다.

국내 인터넷포털 네이버도 올해 국어사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가 '팬데믹'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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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연말이면 올해의 단어가 여러 곳에서 발표된다. 예상대로 올해 단어들은 어둡다.

가장 직설적인 말은 근심과 걱정, 질병과 고생을 아울러 일컫는 '우환질고(憂患疾苦)'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사자성어다. 2위는 몹시 힘들고 어려우며 고생스러움을 뜻하는 '간난신고(艱難辛苦)'였다.

중소기업인들이 올해의 경영환경을 표현한 사자성어는 몹시 마음을 쓰며 애를 태운다는 뜻의 '노심초사(勞心焦思)'였고,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예상한 내년의 사자성어는 '거주양난(去住兩難)'이었다. 가기도 머무르기도 모두 어려운,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란 뜻이다.

해외에서 가장 많이 뽑힌 올해의 단어는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는 현상 또는 그런 병'을 의미하는 '팬데믹'이었다. 미국 메리엄-웹스터 사전과 딕셔너리닷컴 두 곳은 올해의 단어를 팬데믹으로 정했고, 독일언어학회(GfdS)도 팬데믹을 꼽았다.

국내 인터넷포털 네이버도 올해 국어사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가 '팬데믹'이라고 발표했다. 그 다음으로 많이 검색된 단어는 언택트. '기술의 발전을 통해 점원과의 접촉 없이 물건을 구매하는 등 새로운 소비 경향'이라는 뜻의 신조어다.

올해의 단어 꼽기 대표주자격인 옥스포드사전은 2020년에는 “하나의 단어로 요약할 수 없는 해”라서 선정을 포기하고, 대신 코로나19, WFH(Working From Home·재택근무), 봉쇄(Lockdown), 필수 노동자(Keyworkers), 일시 해고(Furlough),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등 여러 개를 제시했다. "코로나로 인한 변화는 범지구적이고, 올해 다른 모든 것을 표현하는 방식마저도 달라졌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매년 '올해의 한자'를 뽑는 일본 출판사 '자유국민사'는 빽빽하다는 의미의 '밀(密)'을 선택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밀집, 밀폐, 밀접 등 3개의 '밀'을 피하라는 일본 보건당국의 지침이 선정 배경이 됐다.

10대들의 생각은 어땠을까. 엘리트학생복의 설문조사 '10대들이 뽑은 올해의 키워드'는 '코로나 블루'인데, 내년의 희망 뉴스는 '코로나19 완전 종식'이 뽑혔다. 상상만 해도 신나고 꼭 듣고 싶은 그런 뉴스다.

중소기업인들은 내년 경영상황을 빗댄 사자성어로 '토적성산(土積成山)'을 선정했다. 흙이 쌓여 산을 이룬다, 작은 것이 쌓여 큰일을 성취한다는 말이다. 내년에는 내실경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위기를 벗어나 성과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충청북도교육청이 선정한 내년의 사자성어 '승풍파랑(乘風破浪)'도 눈에 띈다. '바람을 타고 물결을 헤쳐 나간다'는 뜻으로, 원대한 포부를 비유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강한 의지를 가지고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힘차게 나아가자는 메시지는 새해맞이 덕담으로 더없이 멋지다.

드디어 2020년의 마지막 날이다. 참으로 길게 느껴지던 올 한해도 몇 시간 남지 않았다. 아마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되뇌었을 말이 ‘아, 도대체 언제 끝날까’가 아니었을까. 내일 2021년이 시작된다고 갑자기 오늘과 달라질 게 뭐가 그리 많겠나마는, 그래도 변화와 시작을 앞두고 설레는 기분은 대환영이다.

이 설렘에 기대어 한 단어 뽑기에 동참해본다면, 개인적으로 내년의 단어는 '굿바이(Good-bye)'가 됐으면 좋겠다.

굿바이 코로나, 팬데믹, 굿바이 간난신고, 더 나아가, 굿바이 차별소외 불신오해 부정부패 갈등대립 등 이제 그만 깔끔하게 안녕을 고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 힘들었던 지난 시간은 훌훌 떠나보내고 희망 찬 새날을 맞이하길!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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