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식품은 '집밥 열풍 HMR'·'K푸드 호황 라면·만두'..외식은 '배달 생존모색'

이선애 2020. 12. 3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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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 라이프..HMR 일상화 4조 추정
라면·김치 등 수출액 사상 최대
매장 영업 직격탄에 외식은 침체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올해 식품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때아닌 특수'를 누렸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밥 열풍'이 불면서 가정간편식(HMR)이 식탁을 점령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라면, 만두, 아이스크림 등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비상 식품·디저트 간식 등으로 재평가받으며 판매량이 급증했다. 국내 식품업체들이 일찌감치 성장동력으로 HMR 품질 개선과 온라인 배송 강화에 집중한 것과 더불어 해외 시장 진출 노력이 올해 제대로 빛을 봤다는 평가다. 반면 외식업계는 매장 영업에 제한받으면서 직격탄을 맞고 불황에 빠졌다. 다만 배달과 포장 시스템을 강화한 곳은 그나마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집밥 열풍' HMR·라면 성장

올해 '집밥'이 일상화되면서 HMR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해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HMR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주요 식품업체들의 실적이 대폭 증가했다. 1위 식품기업으로 HMR 시장을 이끄는 CJ제일제당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CJ제일제당은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가장 많은 1위 기업으로, 6조8410억원(식품 부문)을 달성했다. 2위는 동원F&B로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2조3482억원을 올렸다.

식품업체의 실적 상승과 HMR 시장의 성장은 궤를 같이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3조원 이상이며 올해는 4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공사는 2022년 HMR 시장 규모가 5조원 정도로 커질 것으로 예측했으나 코로나19를 만나면서 훨씬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라면 호황을 누렸다. 국내 라면 시장 규모는 3분기까지 1조65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5.1% 성장한 것으로 역대 최고치다. 11월, 12월 라면 성수기를 고려한다면 연말까지 2018년 세운 최대 규모(2조93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치·과자 등 'K푸드 훨훨'

올해는 K푸드의 위상이 드높아진 한 해다. 우선 라면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올해 라면 수출액은 약 6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11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5억4972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28.4% 늘었다. 이미 지난해 수출액(4억6700만달러)을 넘었다. 주역은 국내 1위 라면업체 농심. 농심은 중국과 미국에 공장을 두고 신라면과 너구리, 짜파게티, 육개장 사발면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농심의 올해 해외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24% 성장한 9억9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K푸드의 전 세계적 유행에 더해 영화 '기생충' 속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도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만두의 위상도 높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가 최근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식품업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 식품업계 단일 품목으로 매출 1조원 벽을 넘은 건 비비고 만두가 처음이다. 신라면(농심)과 초코파이(오리온)보다 해외 진출이 뒤늦었지만 1조원 성취는 한발 앞서 거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이스크림도 사상 최대 수출액이 예고됐다. 11월 아이스크림 수출액은 5813만800달러로 이미 지난해 연간 수준인 5418만2000달러를 뛰어 넘었다. 수출은 빙그레와 롯데제과가 주도했다. 빙그레는 '메로나'를 앞세워 미국 시장에 활약하고 있다.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해외 매출은 2017년 210억원에서 2018년 250억원, 지난해 330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전년과 비교해 약 10%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어 360억원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는 올해 초부터 빙과 수출 조직을 강화해서 신규 거래처를 적극적으로 넓혀 11월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면역력을 높이는 제품에 대한 관심으로 김치 수출액도 사상 최고치를 달리고 있다. 11월까지 김치 수출액은 1억3152만달러로 집계됐다. 12월 실적을 빼고도 지금까지 역대 최고치였던 2012년 1661만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종가집'을 앞세운 대상과 '비비고' 브랜드를 운영하는 CJ제일제당이 수출을 이끌었다. 두 회사의 수출액은 올해 들어 모두 30% 이상 늘었다.

K스낵의 저력은 오리온이 과시했다. 오리온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078억원으로(전년 대비 6% 성장) 창사 이래 같은 기간 실적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글로벌 법인이 모두 15% 내외로 성장한 덕분이다.

'외식은 늪'…온라인 시장 폭발 성장

매장 취식 금지, 영업 제한 등으로 외식업계는 힘든 한 해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뷔페를 운영하는 이랜드이츠, CJ푸드빌 등이 대표적이다. 애슐리, 자연별곡을 운영하는 이랜드이츠는 지난 7월 비상경영에 돌입하면서 매장 정리를 단행했고, 올반과 보노보노를 운영하는 신세계푸드 역시 매장 수를 줄였다. CJ푸드빌은 매장 정리와 더불어 희망퇴직까지 실시했다.

이들은 배달 서비스로의 전환을 적극 꾀하며 생존 모색을 꾀했다. CJ푸드빌은 빕스의 배달 전용 브랜드 '빕스 얌 딜리버리'를 론칭했고 계절밥상, 제일제면소 등 간판 브랜드의 대표 메뉴들도 배달 전용 상품으로 출시했다. 이랜드이츠도 애슐리 배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일찌감치 언택트(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한 곳은 그나마 총체적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대표적인 곳이 패스트푸드다. 맥도날드의 111월까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5% 늘었다. 아침 메뉴인 맥모닝 배달 서비스를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으로까지 확대했고 드라이브스루 시스템인 맥드라이브의 편의성을 높였던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올해 업계 전반을 장악한 키워드는 언택트다. '집콕 라이프'로 배달이 일상화되면서 온라인 식품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10월 온라인 식품 시장 거래액은 34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3% 증가했다. 온라인 식품 시장 거래액은 매해 증가하고 있다. 2017년 13조2000억원에서 2018년 18조7000억원, 지난해 26조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10월까지의 거래액이 이미 작년 한 해 거래액보다 8조원을 초과했다. 업계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언택트 소비가 더 활성화됨에 따라 연말까지 4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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