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제값에 사면서, 강력한 경쟁자 안될 새 주인?
'특정 영역은 건드리지 말라'
신사협정 맺는 방식으로
전략적 파트너 찾을 가능성
![2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 나란히 부착된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광고.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012/31/joongang/20201231000542572vdug.jpg)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의 새 주인은 누가 될까.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는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요기요를 매각하기로 했다. 요기요는 배민에 이어 국내 배달 앱 시장에서 2위 업체다. 업계에선 요기요의 기업 가치를 배민의 절반 수준으로 본다. DH는 배민을 인수할 때 기업 가치를 4조7500억원으로 평가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요기요의 가치를 2조원대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시장조사업체인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배달 앱 시장의 점유율(사용자 기준)은 배민이 59.7%, 요기요가 30%였다.
요기요를 인수할 수 있는 후보로는 네이버·카카오·쿠팡 등이 거론된다.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같은 유통 대기업이 나설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메이퇀, 싱가포르의 그랩, 미국의 우버 등도 요기요 인수전에 참여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 꼽힌다.
네이버는 우아한형제들 지분 4.7%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배달 앱 시장에 직접 진출하지 않겠다는 계약을 맺은 상태다. 다만 네이버가 우아한형제들 지분을 모두 매각한다면 배달 앱 시장의 진출이 가능해질 수 있다. 네이버의 자회사인 라인은 일본에서 배달 앱(데마에칸)을 운영하고 있다. 데마에칸은 일본 시장에서 가맹점 수를 기준으로 1위 업체다. 네이버는 태국에서 라인맨(배달)과 웡나이(리뷰), 대만에서 라인스팟(포장주문) 등을 통해 음식 관련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는 ‘주문하기’와 ‘채널톡’을 통해 지역 식당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 카카오의 시장 점유율은 1% 수준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요기요를 인수한다면 1위(배민)와의 격차를 가장 빠르게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모빌리티(이동수단)·구독경제에 이어 생활밀착형 서비스의 라인업(상품군)을 강화하려는 니즈(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쿠팡이 요기요를 인수한다면 시너지(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쿠팡의 배달 앱 쿠팡이츠는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쿠팡의 최대주주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다. 소프트뱅크는 미국의 배달 앱 도어대시에 7500억원을 투자했다. 도어대시는 지난 9일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이날 기준으로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도어대시 지분의 가치는 투자액의 17배로 불어났다.
해외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는 추세다. 관련 업체 간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업계 순위가 급변하고 있다. 2018년 미국 배달 앱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차지했던 그럽허브는 올해 3위로 내려앉았다. 2018년 2위였던 도어대시가 지난해 경쟁사인 캐비어를 인수하면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2018년 3위였던 우버이츠는 당시 4위였던 포스트메이츠를 인수하면서 2위로 올라섰다.
김익성 동덕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배송 능력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떠올랐다. 때문에 요기요 인수전은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DH나 배민 입장에선 (요기요를 팔 때) 적정한 값을 받으면서도 강력한 경쟁자를 키우지 않아야 한다. ‘특정 영역은 건드리지 말라’는 식의 신사협정을 맺는 방식으로 전략적 파트너를 찾으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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