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이 '감염'되고 있다.. '심리 방역' 문제 없나?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2020. 12. 30. 17: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 1년 넘기며 '자살' 검색 늘기도
코로나19를 안전하고 현명하게 넘기려면 심리 방역에도 힘써야 한다./클립아트코리아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처음 발생해 전 세계를 마비시킨 코로나19. 코로나19 사태가 1년 여간 지속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 사망하지 않더라도 후각을 상실하거나 극심한 피로감에 시달리는 등 신체적 후유증을 호소한다. 여기에, 감염병 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심리적인 문제까지 겹쳤다. 이는 비단 코로나19에 걸린 사람들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정신 건강 문제, ‘심리 방역’이 시급한 때다.

◇병에 대한 불안감과 방역에 대한 거부감 느껴

감염병이 유행하면 병에 걸린 환자나 이를 치료하는 의료진뿐 아니라 일반적인 대중들도 심리적인 문제를 경험한다. 감염병에 걸리지 않을까 하며 불안해하고, 감염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보며 공포감을 느낀다.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사업부 심민영 부장은 “코로나19같은 신종 감염병이 유행하는 상황에서는 그 정도가 심하다”며 “전파 속도나 백신·치료제 개발 및 보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방역 활동이 실시되면 심리적인 문제는 더 커진다. 감염병이 확산하는 걸 막기 위해 실시하는 방역이 어떻게 심리 문제를 야기할까.

가장 대표적인 요인이 마스크다. 코로나19 사태 초반에는 마스크 부족으로 인한 불안감이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자율성이 침해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봉쇄·격리 조치도 사람들의 심리 문제를 유발한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봉쇄를 앞둔 1000만명의 인터넷 검색 기록을 분석했더니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고, 수면 문제나 자살 사고에 대해 검색하는 경우가 늘었다. 격리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위험이 4배로 높다는 연구도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역시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심 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는 감염자를 최대 99%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간과해선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며 “사람들의 상호작용이 줄고, 자유가 억압되며, 무료함을 느끼고, 수면 등 일상생활에 변화를 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봉쇄 등이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병에 대한 불안감이 고착화되고 방역으로 인해 생계에 타격을 입으면서 또다른 문제도 일어난다. 아동 학대·가정 폭력이 대표적이다. 비정부기구인 세이브더칠드런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휴교하면서, 가정폭력을 경험한 비율이 17%로 이전(8%)에 비해 높아졌다. 세계적 학술지인 JAMA에도 학교가 폐쇄됨에 따라 아동 학대와 가정 폭력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실린 바 있다. 심리적 문제는 추후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심민영 부장은 “그동안 재난과 관련된 자살은 2~3년에 걸쳐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며 “폭력이나 자살 등이 이어지는 것은 병으로 인한 신체적 후유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뿐 아니라 실업이나 경제적 어려움 등의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리 방역 중요

그래서 코로나19 심리 방역이 중요하다. 심리적인 위기를 잘 넘기려면 △불필요한 정보는 걸러내고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정확하지 않고 불필요한 정보는 불안감만 가중시킨다. 따라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채널을 통해 정보를 취득하고, 사소한 것들에는 매달리지 않도록 한다. 가족이나 친구들과는 영상 통화 등의 비대면 방식으로 감정을 공유하고 꾸준히 소통하는 게 좋다. 사회 활동 제한으로 인한 소외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마음 건강을 챙기기 위해 몸 건강도 돌보자. 정해진 시각에 잠들고 일어나고, 제시간에 식사하며, 집에서 간단하게나마 운동하면 체력이 유지되고 정신 건강에도 이롭다. 개인적인 노력과 함께 지역사회의 관심과 정부 차원의 지원 역시 중요하다.

- Copyrights 헬스조선 & HEALTH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