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스위트홈' 김남희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던져', 의미 남달라"(종합)

이이슬 2020. 12. 3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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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다소 포함돼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배우 김남희가 ‘스위트홈’ 인기에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김남희는 30일 진행된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감독 이응복)에 관한 질문에 답했다.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조회수 12억 뷰를 자랑하는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미스터 션샤인', '도깨비', '태양의 후예' 등을 연출한 이응복 감독이 완성했다. 배우 송강, 이진욱, 이시영, 이도현, 고민시, 박규영, 고윤정부터 김갑수, 김상호 등이 출연한다.

지난 18일 공개된 ‘스위트홈’을 둘러싼 다양한 반응에 관해 김남희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잘 받아들이고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등장하는 다른 캐릭터는 호불호가 갈리는 반면 김남희가 연기한 정재헌은 불호가 많지 않은 유일한 캐릭터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는 “호평은 겸허하게 받아들이려 한다”며 “배우가 어떻게 연기에 만족하겠나. 연기가 매우 아쉬웠다. 부족한 부분을 잘 다듬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연기에 아쉬움이 크다. 좀 더 재치 있는 캐릭터로 그려지길 바랐다. 전투 전과 후의 모습에 차이도 보여주고 싶었다. 평상시에 허당기도 있고 답답한 사람처럼 보이는 인물이지만 괴물과 싸울 때는 강인한 무사처럼 변모하여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직 내공이 부족했나 보다.”

김남희는 오랜 시간 연마한 검도 실력을 바탕으로 진검으로 괴물과 싸우는 국어 교사 정재헌으로 분한다. 그는 “촬영 6개월 전부터 검도장에서 검술을 배웠다. 원래 진검을 가지고 연습하려면 5~10년 이상 배워야 하는데 촬영을 위해 양해를 구하고 사범님과 빈 연습실에서 연습했다”고 준비 과정을 전했다.

이어 “죽도로 검술을 하는 자세와 휘두르는 모습 등을 배웠다. 막연히 잘하기보다 어떻게 검을 다루면 검을 잘 쓰는 사람처럼 보일지에 주안을 뒀다”며 “현장에서 무술 감독님 지도하에 액션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미스터 션샤인’, ‘도깨비’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김남희는 ‘스위트홈’으로 이응복 감독과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그는 “‘도깨비’ 때 현장에서 처음으로 감독님을 만났는데 긴장했다. 촬영 끝나고 ‘나 다시는 드라마 못 하겠지?’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스태프들 반응이 좋았다. 물론 그때까지도 감독님과는 어떤 대화도 나누지 못했다. 이후 ‘미스터 션샤인’ 오디션을 보고 출연하게 됐는데도 사적인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스위트홈’ 촬영 때도 일과 관련된 대화만 조금 나눴을 뿐”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응복 감독님은 제게 멀리 있는 듯 가까운 사람”이라며 웃었다.

‘스위트홈’을 통해 크리처물에 도전한 김남희는 “부담이 컸다. 할리우드는 CG(특수효과) 기술이 앞서고 스케일도 어마어마하다. 거기에 작품이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이미 할리우드 크리처물에 익숙해져 있기는 관객, 시청자들을 만족시켜야 했다. 걱정이 큰 만큼 열심히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원작 웹툰을 참고하며 캐릭터를 만들어갔다는 김남희는 “토대는 같았다. 원작이 상당히 도움 됐다. 웹툰 캐릭터를 참고하며 배역을 지어갔다. 러브라인이 조금 달랐고, 약간의 위트를 추가하고 싶었다. 재헌이 정적인 캐릭터고 희생정신으로만 그려지면 매력이 없을 거 같아서 어리바리한 위트를 추가하려 했다”고 말했다.

김남희는 영화 ‘콘스탄틴’의 키아누 리브스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키아누 리브스가 영화에서 세상에 악마들을 처단하는 역할로 등장했는데, 성경 구절을 읊으며 연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 참고했다”며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저격수 역할도 매력적이었다. 총을 쏠 때마다 주기도문을 외우는 모습을 참고했다”고 했다.

캐릭터 주안점에 관해 김남희는 “어두운 인물이라고 봤다. 한 사건을 계기로 인간이 무너지고 망가졌다가 종교의 힘으로 극복하고 평범한 삶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인물을 두고 출발했다. 어둠을 이겨낸 만큼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기 싫어서 현재의 밝음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이라 분석했다”고 말했다.

다소 딱딱한 문어체 대사는 과거 연극무대에서 셰익스피어 작품을 공연한 경험이 도움 됐다고 털어놨다. 김남희는 “처음 대본을 받고 문어체 대사를 보고 어려움을 예상했다. 다행히 연극 연기를 했고 셰익스피어 극을 공연할 때 대사를 바꿔 소화한 경험이 도움 됐다”고 떠올렸다.

또 명장면으로 엘리베이터 장면을 꼽은 김남희는 “재헌의 대사 중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던져’다. 재헌이 죽기 전 인간으로 절규한 장면이라고 생각해서 마음이 갔고, 나를 기억해달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봤다. 가장 열심히 연기했다”고 전했다.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설정이 아쉽지는 않았을까. 김남희는 “누구나 아쉬울 것”이라며 “아쉬운 만큼 명장면이 나왔다. 그 아쉬움을 저뿐 아니라 시청자들도 느껴주신 거 같아 다행이다. 원작에서 재헌이 죽는다. 그걸 무시하고 계속 살려둘 수는 없지 않았을까”라고 바라봤다.

김남희는 “죽음이 원작보다 강렬하고 애틋하게 그려져서 만족한다. 갈 때 가더라도 멋지게 가자고 마음먹었다”고 떠올렸다.

죽음으로 마무리된 만큼 시즌2 계획은 없을까. 김남희는 “재헌이 환생한다는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다”라면서도 “여러분이 많이 응원해주신다면 또 모르지 않을까”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스위트홈’ 공개 직후 김남희를 향한 뜨거운 반응을 실감하냐는 물음에는 “촬영하면서는 이렇게 부각될 줄 몰랐다”며 웃었다. 그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상황 때문에 밖을 돌아다니기 어려워서 SNS, 블로그를 통해 반응을 확인하고 있다. 영어, 아랍어, 중국어, 일본어 등 댓글이 달리더라. 기분이 좋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넷플릭스와의 작업에 대해 김남희는 “국내에 상륙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오래된 것처럼 익숙하다. 배우로서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다양성을 열어주는 기회의 장에서 앞으로도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만약 넷플릭스와 또 한 번 작업한다면 어떤 작품에 출연하고 싶냐고 묻자 김남희는 “영화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 같은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역할에 깊이 파고들어 다양한 면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김남희는 다양한 캐릭터로 감쪽같이 얼굴을 갈아입어 동일 인물인지 몰랐다는 반응에는 “최고의 칭찬이 아닐까. 자기관리를 안 하는 편이라 역할에 맞게 준비하는 편이라서 다양한 모습이 나오는 게 아닐까”라며 “제가 무명이라서 그런 것도 같다”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급하게 많은 걸 얻고 성장하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연기를 잘하고 싶다. 꾸준히 연기를 잘한다면 반드시 존재감 있는 배우로 남지 않을까.”

사진=디에이와이엔터테인먼트, 넷플릭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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