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승격 40년이면 뭐해..수돗물도 안 나오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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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오후 강원 태백시 상장동 지지리골 주택 앞의 골짜기 둑 위로 검은색 호스가 이어져 있었다.
주민이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을 생활용수로 사용하기 위해 설치한 호스다.
지지리골에서 30년을 산 주민 A(71)씨는 "겨울에는 호스가 꽁꽁 얼어붙어 그나마 골짜기 물조차 사용할 수 없어 빨랫감을 한아름 안고 지인 집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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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 위에서는 철 등 오염 물질 섞인 폐탄광 갱내수 '콸콸'
(태백=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지난 28일 오후 강원 태백시 상장동 지지리골 주택 앞의 골짜기 둑 위로 검은색 호스가 이어져 있었다.
주민이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을 생활용수로 사용하기 위해 설치한 호스다.
상장동은 태백시 8개 동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이다.
태백시 인구 10명 중 3명이 상장동에 산다.
지지리골도 상장동 도심 인근이지만,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다.
태백시는 39년 전인 1981년 삼척군 황지읍에서 시로 승격했다.
그러나 지지리골은 여전히 상수도 미보급 지역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골짜기 물에 의존해 산다.
빨래 등 생활용수는 골짜기 물로, 식수는 사다 먹는 불편을 수십 년째 참고 견디고 있다.
지지리골에서 30년을 산 주민 A(71)씨는 "겨울에는 호스가 꽁꽁 얼어붙어 그나마 골짜기 물조차 사용할 수 없어 빨랫감을 한아름 안고 지인 집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런 불편함보다 불안감이 더 문제라고 털어놨다.
지지리골은 1993년 폐광한 함태탄광이 있던 곳이고, 문을 닫은 광산에서는 갱내수 유출 등 환경 피해가 발생한다.
함태탄광의 갱내수는 지지리골 위쪽 자작나무숲 바로 옆에서 콸콸 새어 나와 주민들의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골짜기로 유입된다.
갱내수에는 철, 알루미늄 등 오염물질이 섞여 있다.
이들 함유물은 산소와 결합해 붉은색 또는 하얀색의 침전물을 만든다.
갱내수가 흘러나오는 지지리골 자작나무숲 옆 구멍 주변도 밀가루를 풀어놓은 듯 하얀색 침전물로 덮여있다.
이 구멍과 주민들이 사는 곳은 불과 3㎞도 떨어져 있지 않다.
주민 A씨는 "갱내수가 언제부터 유출됐는지 정확한 시기를 모르지만, 상당히 오래된 것은 분명하다"며 "식수 구매 비용 부담을 덜고자 2018년 마을 우물에 대해 수질검사를 했지만,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시장 선거 등 기회 있을 때마다 상수도 설치를 요청했으나, 해주겠다고 대답만 하고 모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주민들이 나이 들고 힘없어 그런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2012년 지지리골에 강원랜드 직원용 시설 건설로 상수도 관망 공사도 진행됐지만, 주민이 사는 곳까지는 연결되지 않았다.
현재 지지리골에는 5가구 20여 명이 산다.
태백시 관계자는 29일 "지지리골에 상수도를 공급하려면 약 5억원이 필요한데, 예산 부족으로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다"며 "내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b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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