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대만해협에 이어 남중국해에서도 치열한 신경전
미국이 남중국해 분쟁지역에 함정을 보내며 중국과 다시 한 번 신경전을 펼쳤다. 대만해협에서 중국을 겨냥한 무력시위를 벌인 지 나흘 만에 발생한 일이다.
22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군 남부 전구의 톈쥔리(田軍里) 대변인은 이날 미군 구축함 존 매케인함이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베트남명 쯔엉사군도) 인근 해역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군이 이에 경고를 통해 존 매케인함을 이 해역에서 쫓아냈다”고 덧붙였다. 해당 함정은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를 모항으로 하는 미 제7함대 소속 군함이다.
톈쥔리 대변인은 "미국의 행위는 중국 주권과 안전을 심각히 침해하며 남중국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이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중국군은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책임을 결연히 완수해 국가 주권과 안전 그리고 남중국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함정의 이날 움직임은 남중국해 분쟁지역에서 중국의 세력 확장을 견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스프래틀리 제도는 중국과 베트남이 치열하게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지역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18일 하이난(海南)성 싼사(三沙)시 산하에 난사구를 설치하며 이곳에 대한 실효 지배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주장하는 미국은 중국의 이 같은 행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앞서 지난 18일 구축함인 마스틴함을 대만해협에 띄웠다. 다분히 대만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풀이됐다. 미국은 올해 들어 모두 12차례 대만해협에 군함을 투입해 중국을 견제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했는데, 이때마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에도 중국은 자체 제작한 항공모함인 산둥(山東)함을 지난 19~20일 대만해협에 보내 맞불을 놨다. 이밖에 중국은 윈(運·Y)-9 전자전기 1대와 윈-8 기술정찰기 1대를 지난 21일 대만해협 중간선을 너머로 출격시켰다. 대만군 역시 6척의 군함과 8대의 군용기를 투입해 중국군을 감시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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