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1년 전 '최대어'라던 멩든, KBO리그 입성 가능성↑
오른손 투수 다니엘 멩든(27)의 KBO리그 입성 가능성이 꽤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멩든은 현재 KBO리그 A 구단과의 이적 협상이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외국인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국내 구단과 논의가 거의 끝났다는 말이 있다.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멩든은 1년 전 KBO리그 외국인 선수 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다. 복수의 구단이 관심을 보이면서 영입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시장에 나온 선수 중 '최대어'라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소속팀 오클랜드가 선수 판매를 하지 않아 이적이 불발됐다.
이번 겨울엔 상황이 달라졌다. 멩든은 지난 10월 9일(현지시간) FA(자유계약선수)로 풀렸다. KBO리그 구단이 영입을 원할 경우 이적료 없이 데려올 수 있다. 연봉만 합의하면 된다.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포기할 수 있다는 선수 의사가 중요했다.
2016년 MLB에 데뷔한 멩든은 지난 4년 동안 오클랜드 마운드에서 꽤 많은 선발 등판 기회(47경기)를 잡았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서 활용도가 컸다. KBO리그 구단의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오클랜드가 선수 세일즈를 하지 않은 이유였다.
그런데 최근 선수 가치가 약간 떨어졌다. 지난 2월 오른 팔꿈치 관절경 수술을 받은 게 화근이었다. 2019시즌 중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아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코티존 주사를 맞아가며 버텼지만,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지난 7월 28일 MLB에 복귀한 뒤 9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반응까지 보여 시즌 아웃됐다. 한 시즌(12⅓이닝 투구)을 제대로 뛰지 못했다.
멩든이 연봉 조정 신청 자격을 갖추자 오클랜드는 그와의 인연을 정리했다. 선수가 연봉 조정 자격을 행사할 경우 보통 '인상'을 요구한다. 그래서 인상 요인이 없다고 구단이 판단할 경우 해당 선수는 FA로 시장에 나온다.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지난해 우리 팀도 영입을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올해는 수술 영향으로 갈 곳이 마땅하지 않은 것 같다"며 "작년보다 구위가 떨어져 보여서 접촉하지 않았다. 아마 (신규 외국인 선수 총액 제한인) 100만 달러(11억원)를 제시하면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술 전 구위 회복 여부가 관건이다. 멩든은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을 다양하게 구사한다. 구종의 완성도가 높다. 핵심은 패스트볼 구속이다. 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2018년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시속 92.2마일(148.4㎞)이었다. 2019년 91.2마일(146.8㎞)로 떨어졌고, 올 시즌에는 90.1마일(145㎞)이었다. MLB 데뷔 후 최저였다. 일시적인 구속 저하가 아니라면, 그는 자칫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 패스트볼이 흔들리면 다른 구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B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멩든은 수술 영향만 아니라면 좋은 투수"라고 평가했다. 마이너리그 통산(6년) 성적이 30승 14패 평균자책점 3.14로 준수했다. 2016년 오클랜드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A와 트리플A에선 10승 2패 평균자책점 1.46으로 수준급 성적을 기록했다.
수술 전과 후,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영입 효과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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