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한파에도 클래식은 내년 봄을 준비한다

강경루 2020. 12. 18.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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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코로나19로 2020년 클래식계는 취소를 거듭했다. 이번 달 역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송년 음악회 없이 2020년을 마무리하게 됐다. 하지만 내년에는 조금 다를 전망이다. 클래식 애호가들의 허기를 달래줄 공연들이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준비되고 있어서다.

얍 판 츠베덴


KBS교향악단은 창단 65주년인 내년 세계적 지휘자들과 정기연주회(12회)를 꾸렸다. 과거 KBS교향악단에서 상임 지휘자를 지낸 정명훈을 비롯해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얍 판 츠베덴, 벤쿠버 심포니 명예 음악감독 브람웰 토베이 등 거장들이 무대에 오른다. 토베이는 6월 25일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교향곡 1번을, 츠베덴은 10월 29일 베토벤 ‘운명’과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5번을 선보인다. 정명훈은 8월 26일 공연 예정이나 구체적인 프로그램 내용은 미정이다.

이들 지휘자 모두 올해 클래식계 내한 공연 무산의 주된 이유인 ‘2주 자가격리’를 감수할 예정이다. 따라서 코로나19가 내년에 지속하더라도 취소될 가능성이 작다. KBS교향악단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꾸준히 접촉해 내한을 성사시켰다”고 전했다. 해외와 비교해 안전한 한국 공연장에 대한 신뢰도 이 같은 결정에 힘을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단 거장만이 아니라 신예 지휘자들의 무대도 주목된다. 2월 4일 정기연주회의 포문을 여는 공연은 스페인 출신 신성 안토니오 멘데스가 지휘한다. 4년 만에 내한하는 그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공연된 적이 드문 볼프강 코른골트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같은 스페인 출신 신예로 2월 26일 지휘하는 프란시스코 발레로 테리바스는 기타리스트 박종호와 팔라우 협주곡을 선보인다. 이어 3월 25일 오스트리아의 사샤 괴첼이 피아니스트 손민수 문지영 협연으로 슈트라우스 바그너 등 독일 낭만주의 음악을 들려준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4개월 단기 시즌(교향악 11회·실내악 2회)을 먼저 공개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지켜보면서 프로그램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다.

프로그램 가운데 눈길을 끄는 건 서울시향 전·현직 부지휘자들의 무대다. 2006년 게오르그 솔티 콩쿠르에서 여성 최초로 우승을 거머쥐고 서울시향 부지휘자를 역임했던 성시연은 1월 21~22일 하이든 교향곡 44번 ‘슬픔’과 모차르트 레퀴엠(진혼 미사곡)을 연주한다. 현 부지휘자 윌슨 응은 2월 18~19일 스크랴빈 등 근현대 작품을 선보이고, 또 다른 부지휘자 데이비드 이는 3월 5일 멘델스존 교향곡 1번을 한국 초연으로 선보인다.

오스모 벤스케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은 자신의 장기인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1번을 골랐다. 이 곡과 더불어 4월 15~16일 이틀 동안 벤스케 감독은 작곡가 진은숙의 ‘수비토 콘 포르자’도 초연한다. 진은숙은 2017년까지 서울시향에서 상임 작곡가를 지냈다. 같은 달 21~22일에는 버르토크의 ‘댄스 모음곡’과 베토벤 교향곡 1번도 선보일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구미권 봉쇄로 해외를 오가며 활약하던 국내 아티스트도 서울시향 무대에서 대거 만날 수 있다. 2월 윌슨 응 지휘 무대에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3월 데이비드 이 공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자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협연자로 나선다. 소프라노 임선혜는 3월 25~26일 최수열 부산시향 상임 지휘자 지휘로 브리튼의 ‘일뤼미나시옹’을 선보일 계획이다.

엘리소 비르살라제


국공립·민간 공연장과 기획사도 내년 준비에 분주하다. 금호아트홀연세는 거장 피아니스트 엘리소 비르살라제와 로버트 레빈을 초청해 각각 11월과 12월 공연을 선보인다. 러시아의 전설로 불리는 비르살라제는 마르타 아르헤리치와 20세기 대표 여성 피아니스트로 꼽힌다. 레빈은 포르테피아노·모던피아노·오르간부터 현대 피아노까지를 아우르는 건반 악기의 명장이다.

로버트 레빈


공연기획사 크레디아 역시 고음악의 거장 필립 헤레베헤와 샹젤리제 오케스트라 공연(5월), 미샤 마이스키 첼로 리사이틀(5월), 요요 마 첼로 리사이틀(10월), 소프라노 조수미와 이탈리아 실내악단 이 무지치 공연(12월) 등 기대작을 여럿 준비해 놓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독일의 젊은 피아니스트 이고르 레비트와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거장 루돌프 부흐빈더는 공연기획사 빈체로 주최로 5월과 9월 저마다 내한 리사이틀 무대를 가진다.

조수미


서울 세종문화회관이 선보이는 8월 홍콩위크2021도 주목된다. 저명한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2019 올해의 오케스트라’로 선정한 홍콩 필하모닉의 내한 무대로 츠베덴이 지휘하고 차이콥스키 등 다수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한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협연한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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