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생도 명퇴' 금융권 역대급 '칼바람' 분다(종합)

조강욱 2020. 12. 1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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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카드사·보험사까지
연말부터 희망·명예퇴직 신청
1980년대생까지 대상 확대
인원감축 규모 역대 최대 전망
5대 은행 신입행원 공채 인원
지난해 대비 30% 넘게 감소
성과급 작년보다 더 줄어들 듯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금융권에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명예퇴직을 포함한 희망퇴직 대상자가 실무진인 1980년대생으로까지 확대되는 등 은행들의 인원 감축 규모가 역대 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여기에 신규 채용마저 대폭 줄이는 등 금융권의 몸집 줄이기가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은행ㆍ카드사ㆍ보험사까지…인원감축 규모 역대 최대 전망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을 시작으로 카드사, 보험사가 연말부터 늦어도 내년 1월 안으로 희망퇴직을 받을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오는 28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전일 공지했다. 대상은 만 54세(1966년생) 이상이다. 임금피크제에 들어간 1965년생에는 24개월치 급여를 일시 지급하고, 1966년생부터는 36개월치 급여를 일시 지급한다. 이와 함께 자녀 1인당 최대 2800만원의 학자금을 최대 2명까지 지원하고, 건강검진권, 재취업지원금, 30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도 지원한다. 올해 지원금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달 30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연령 및 근속연수를 세분화해 보상을 대폭 늘렸다. 특히 올해 만 55세(1965년생), 54세(1966년생)는 각각 35, 37개월 치 임금을 퇴직금으로 줄 예정이다. 또 올해 만 40세(1980년생)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20개월 치 임금을 명예 퇴직금으로 지급한다. 전직 지원금도 추가로 지급한다. 만 56세 직원은 전직 지원금 4000만원과 농산물 상품권 1000만원을 지급하고, 만48∼55세 직원은 농산물 상품권 1000만원을 준다. 그 결과 올해 농협은행의 명예퇴직 신청자는 503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356명보다 147명이 증가한 수치다.

SC제일은행도 지난 2일까지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보상 폭을 늘렸다. 최대 38개월분의 급여와 자녀 1인당 학자금 1000만원씩 최대 2명을 지원한다.

KB국민ㆍ신한ㆍ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도 곧 특별퇴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달 임기가 끝나는 부행장 이상 임원 인사가 난 뒤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5대 시중은행의 임직원 수는 2018년 12월 말 7만7968명에서 2020년 6월 말 7만7016명으로 952명 감소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629명이 줄었다. 올해는 전체 희망퇴직 규모가 예년보다 더 늘어 역대 최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방은행들도 명예퇴직을 실시하거나 추진 조짐을 보이고 있다. DDGB대구은행은 올해 41명이 명예퇴직 신청을 완료했다. 지난 7월에 31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했고 12월에 10명이 추가 신청했다. 앞서 부산은행은 지난 4월 1964년생 대상으로 40여명에 대한 명예퇴직을 실시했고, 경남은행은 지난 10월 1965년생 대상으로 9명에 대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진행했다.

보험과 카드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보험업계는 이미 상반기에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등이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카드업계의 경우 구체적으로 희망퇴직 계획은 없지만,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금융권 전체 희망퇴직 규모가 예년보다 더 늘어 역대 최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디지털뱅킹 등 비대면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오프라인 영업점이 줄어드는 상황도 한몫했다. 특히 올해 견조한 이익을 챙긴 만큼 좋은 조건으로 더 많이 내보낼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5대 은행 신입행원 공채 인원 30% 감소…성과급도 줄어들 전망

신규 채용도 대폭 줄었다. 국내 5대 은행의 신입 행원 공채 규모는 지난해 2300여명에서 올해 1600여명으로 30% 넘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영업점 폐쇄, 비대면 채널 확대 등으로 인해 은행별로 일반 행원직 채용 규모를 최대 5분의1 수준까지 줄이는 등 채용 가뭄이 현실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성과급도 줄어들 전망이다. 주요 은행들은 올해 초 2019년분 성과급으로 최대 200%를 지급했다. 최대 300%였던 2018년분 성과급보다 대폭 축소된 규모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상황이 더 악화돼 많아야 지난해 수준서 합의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비대면 업무 증가, 빅테크 기업 등의 금융시장 진출로 긴축경영이 불가피해졌다"면서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희망퇴직과 구조조정, 조직개편 등 대대적인 변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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