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코스피 3천' 희망적"..역대 정부는 어땠나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이지효 기자 2020. 12. 1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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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코스피 3천' 발언, 정치권 논쟁
주호영 "대통령 봉창 두드리는 소리"
여당 "경제희망 불꽃 꺼드려선 안돼"
이명박 "주식사면 1년내 부자된다"
증권업계, '코스피 3천' 전망 힘실려

[한국경제TV 이지효 기자]
# 3천이 뭐길래

<앵커>

[플러스 PICK] 시간입니다.

이지효 기자, 첫 번째 키워드부터 바로 볼까요?

<기자>

네, 첫 번째 키워드는 `3천이 뭐길래`로 잡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주가 3,000` 시대 개막에 대한 희망적 전망이 나온다"고 발언했죠.

이를 두고 `간다, 못간다` 뜨거운 공방이 펼쳐져서 키워드를 이렇게 잡았습니다.

<앵커>

코스피 3,000은 증권가에서 먼저 나온 전망인데,

너무 장밋빛이라는 말들도 있었죠. 이게 공방 거리가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이번에는 증권사들이 몰린 `동여의도`가 아니라,

국회가 위치한 `서여의도`, 그러니까 정치권에서 공방이 벌어진 건데요.

우선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은 `전혀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현실 인식을 제대로나 하고 계시는지, 누가 이런 대통령 말씀자료를 써주고,

체크 없이 읽는지 걱정이 태산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주가 3,000 시대에 대한 희망적 전망이 나온다고 해서 코로나19 불안이 없어지며,

떨어진 경제 상황이 회복된다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혜훈 전 의원도 자신의 SNS에서 "이런 발언을 하게 만든 참모들을 모조리 경질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현재 주가는 수출 실적을 감안하면 27%, 유동성을 감안하면 15% 정도 과대평가됐다는 겁니다.

앞서 유승민 전 의원도 "주가 상승이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린 `머니게임`의 측면이 크다"고 지적한 바 있죠.

<앵커>

코로나 상황에 코스피 3,000을 기대하는 게 말이 되냐는 건데,

이 상황에도 이미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잖아요. 여당 쪽은 뭐라고 합니까?

<기자>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년 코스피 3,000 돌파는 자본시장과 금융권 종사자들에게 신빙성 있는 전망"이라며,

"한국 경제 희망의 불꽃을 당리당략을 위한 정치 메시지로 꺼뜨리지 말라"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주가지수는 한국 경제 미래의 좌표"라며 "지금 코로나19 판데믹 위기 상황에서,

우리 경제 살리기에 노력하고 있는 우리 투자자들의 노력을 `비정상적인 주가 상승`이라는 말로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코스피 지수가 정쟁으로 이어지는 건 좀체 보기 드문 일인데,

그런데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이런 언급을 해도 되는 겁니까?

<기자>

잘 생각해보시면, 이런 대통령의 발언들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연 교포 리셉션에서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 1년 이내에 부자가 된다, 사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원칙이 그렇다는 것"이라고 언급했었죠.

그러면서 "IMF 때 미국 워싱턴에 잠시 있었지만 그때 한국에 가서 주식 사고 부동산 사고 해서

큰 부자 된 사람을 봤다"며 "어려울 때 사두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했습니다.

당시 주요 증권사들은 "지금은 매수 타이밍이 아니다"는 의견을 내놓아서 논란이 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주식과 관련한 발언을 했는데,

2012년 18대 대통령을 뽑는 대선 하루 전인 12월 18일 여의도 증권거래소를 방문해서

"임기 중 코스피 3,000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건데 아직까지는 실현되지 않았죠.

<앵커>

역대 세 번의 대통령이 모두 주식 투자를 독려했던 거군요.

다른 나라 대통령들도 이렇게 주식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있습니까?

<기자>

미국에서는 2009년 대통령에 취임한 지 두 달도 안 된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주가가 많이 떨어졌으니 장기투자자는 이제 주식투자에 나서면 좋을 것"이라는 투자의견을 냈습니다.

당시 주식시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금융위기 여파로 하락세를 걷던 때였는데,

이런 오바마 대통령이 발언이 세간의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또 2016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역시,

"주식시장은 온통 거대한 버블이다, 주식 내다 팔아라"고 불만을 내뱉었죠.

이게 대선을 3개월 앞두고 나온 공식적인 발언이라,

대통령에 당선되면 주식시장 버블을 터뜨려 주가를 떨어뜨리겠다는 경고로 풀이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앵커>

지난 정권에 이어 이번 정권까지 코스피 3,000시대를 언급하는데,

이번에는 정말 가능한 걸까요?

<기자>

이미 코스피 지수가 2,800에 가까워졌고, 내년 3,000선까지 내다보는 증권사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백신 기대감도 있지만,

무엇보다 시중에 풀린 갈 곳 잃은 돈들이 주식시장에 몰려들 것이라는 기대감입니다.

특히 정부 규제 탓에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증시로 돈이 몰리는 현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정부 여당의 코스피 3,000 발언도 주택 시장을 안정시키면서,

국내 기업들의 성장을 돕기 위한 목적이 강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지효 기자 jh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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