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태on라리가] 바르사는 왜 메시 주급을 깎아야만 했을까

유현태 기자 2020. 12. 1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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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지난 여름 리오넬 메시는 바르셀로나를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바르사 구단은 법정 다툼도 불사하겠다며 맞선 끝에 겨우 메시를 팀에 붙잡아뒀다. 2021년 여름 메시의 계약이 만료되는 가운데 재계약은 중요 과제로 꼽힌다. 하지만 바르사는 메시의 주급 삭감은 필수라고 외치고 있다. 대체 왜 메시의 주급을 깎지 않고선 어렵게 붙잡은 선수를 내보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일까?


스페인 현지 매체 다수가 15일(한국시간) 바르사 차기 회장 후보인 에밀리 로사드가 "메시의 주급 삭감이 없다면 이적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팀을 대표하는 슈퍼스타를 '콕 찝어' 내보내야 한다는 발언은 다소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라리가는 2013년 1월 라리가 구단의 부채의 합은 무려 6억 5000만 유로(약 8648억 원)에 달했다. 2011년 임금이 체불돼 접수된 내용만 341건에 달했고 그 금액은 8400만 유로(약 1117억 원)였다. 당장 성적을 내기 위해 선수단에 지나치게 큰 돈을 지불해 구단이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게 됐다. 또한 구단의 장기적 성공에 필수적인 구단 시설, 마케팅, 유소년 정책 등에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것 역시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번 만큼 쓰는 '비율형 샐러리캡'을 도입했다. 재정적페어플레이(FFP) 규정과 궤를 같이 하는 내용이다. 스페인 라리가는 구단 총 수입 가운데 선수단 인건비 지출액이 일정 비율을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시즌의 수익을 참고해 매 시즌 인건비 지출액 한도를 결정해 발표한다. 선수를 비롯해 1,2군 코칭 스태프 등의 임금, 이적료, 에이전트 수수료 등이 모두 포함된다. 라리가는 재정 안정성을 위해 자체적으로 2013-2014시즌부터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16년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장은 스페인 스포츠 신문 '아스'와 인터뷰에서 "국가스포츠평의회의 규정에 모두 동의했다. 라리가와 클럽들이 함께 노력했다"면서 "2019-2020시즌엔 빚을 '0'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수입이 있다면, 샐러리캡도 확대될 것이다. 그러면 구단들도 선수단에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그의 고른 발전과 지속성을 위한 결정이었다. 무분별한 소비 또는 단기 목표에 집착한 지출을 줄였다. 동시에 스페인 국내와 해외 중계권 수익을 꾸준히 늘려나가면서 재정 상황도 개선했다. 실제로 라리가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2월 라리가 구단들의 부채 규모는 2013년 1월과 비교해 92% 감소한 5300만 유로(약 705억 원) 수준이다. 재정 위기를 겪던 중하위권 팀들은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스페인 내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바르사, 레알마드리드는 여전히 높은 인건비를 감당할 수 있었다. 덕분에 유럽 무대에서 성과도 지속적으로 냈다. 샐러리캡이 적용된 뒤에도 레알마드리드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4회, 바르사도 1회 우승을 차지했다. 6000만 유로(약 798억 원) 수준으로 알려진 메시의 연봉도 지급이 가능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는 2020년 초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였다. 코로나19로 2달 반 동안 대회 중단으로 인한 경기 수익과 중계권 수익 감소를 비롯해 박물관 등 관광 수익, 구단 상품 판매 등 수익을 내는 전 부분이 타격을 받았다. 자연스레 인건비 지출도 상당히 줄어야 했다. 스페인 정론지 'ABC'가 지난달 보도한 바에 따르면 라리가 20개 구단 인건비 총액은 2019-2020시즌 약 29억 7900만 유로(약 3조 9637억 원)였지만, 2020-2021시즌엔 약 10억 유로 가량 줄어든 19억 6300만 유로(약 2조 6119억 원)로 떨어질 것이 예상됐다. 여기에 구단들이 이적 시장에서 선수들을 판매하면서 약 6억 유로만 줄어든 23억 3300만 유로(3조 1042억 원)가 됐다.


그 가운데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구단이 바르사다. 바르사가 쓸 수 있는 인건비는 약 6억 5600만 유로(약 8728억 원)에서 약 3억 8200만 유로(약 5082억 원)로 뚝 떨어졌다. 바르사는 이미 지난달 임금 조정으로 1억 2,200만 유로(약 1,608억 원)의 지출을 줄였다. 수익 감소가 큰 상황에서 '샐러리캡'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발렌시아가 고액 연봉자를 정리했던 이유도 비슷하다. 지난 시즌 약 1억 7700만 유로(약 2355억 원)의 인건비를 지출할 수 있었지만, 이번 시즌엔 1억 300만 유로(약 137억 원)로 크게 줄었다. 총액의 44퍼센트가 삭감된 셈이다. 레알은 바르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감소를 겪었지만, 약 4억 6800만 유로(약 6227억 원) 가량을 쓸 수 있어 비교적 여유가 있다. 현재 가장 많은 연봉 지출이 가능한 팀이기도 하다.


물론 크게 타격을 받지 않은 구단도 있다. 세비야는 2019-2020시즌과 2020-2021시즌을 비교해 큰 변동이 없고 레알소시에다드의 경우 오히려 인건비 한도가 늘었다. 중하위권 구단의 경우 애초에 지출 한도가 높지 않아 충격이 적었다.


당장 바르사의 수입이 증가할 여지는 커지 않다. 따라서 메시의 천문학적 주급은 삭감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그의 잔류 여부 역시 불투명하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이미 이적을 결심했던 데다가 다음 시즌엔 자유계약 선수로 풀린다. 이번 시즌 초반 바르사 역시 리그 순위는 중위권으로 떨어졌고, 최근 경기력을 보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도전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파리생제르맹, 맨체스터시티 등 부자 구단들은 메시 영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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