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고 노래하며 길거리 파티, 코로나 대응 3단계 전야의 영국 런던 표정

15일 밤 영국 런던의 소호 거리에서 펍들이 문을 닫자 시민들이 거리에서 파티를 즐기고 있다. 영국 정부는 16일부터 코로나 대응단계를 3단계로 격상해 모든 펍과 레스토랑의 실내영업이 중단된다.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도 거리의 시민들은 개인적 선택과 자유를 즐기는 모습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런던에서 코로나 19가 다시 급격히 확산하면서 정부가 대응 조치를 강화했다. 최근 하루 확진자는 2만명 안팎으로 누적 사망자는 6만4000여명에 달한다. 이러한 확산은 변종 바이러스 출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돼, 영국 정부는 세계보건기구에 보고했다. 14일(현지시각) BBC에 따르면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은 런던의 코로나 19 대응 단계를 2단계에서 3단계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조치는 16일부터 시작된다.

15일 밤 런던의 펍들이 문을 닫자 길거리에서 파티를 즐기는 시민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3단계는 수도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 에식스와 하트퍼드셔 지역에 지정됐다.
3단계 지역에서는 모든 펍과 바, 식당은 배달 및 포장, 드라이브스루 영업만 허용된다. 호텔과 실내 업소 역시 문을 닫아야 한다. 실내에서는 다른 가구 구성원과 만날 수 없으며, 공원 등 야외에서도 6명까지만 어울릴 수 있다. 프로스포츠 경기 관람객 입장도 다시 금지된다. 불필요한 여행이나 이동 역시 자제해야 한다.

마스크를 쓴 런던 경찰이 15일 밤 시민들이 길거리 파티를 즐기는 소호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당초 영국 정부는 16일에 지역별 대응 단계를 조정할 예정이었지만 런던과 인근 지역에서 코로나 19 확산 속도가 빨라지자 이를 앞당겨 발표했다. 핸콕 장관은 급격하고 기하급수적인 감염 속도를 낮추기 위해 즉각 조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런던 시민들이 15일 밤 소호거리에서 야외 식사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15일 밤 영국 런던 거리에서 한 남성이 색소폰을 연주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핸콕 장관은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을 발견했으며, 이것이 런던을 포함한 남부 지역의 감염자 급증의 원인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변종 바이러스가 더 심각한 증상을 불러오거나, 백신에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15일 밤 런던의 한 레스토랑 종업원이 테이블 정리를 하고 있다. 런던에 코로나 대응 3단계가 시행돼 16일부터는 실내 영업을 할 수 없다. 로아터=연합뉴스

핸콕 장관은 런던에 지역구를 둔 하원의원들과의 만남에서 런던의 코로나 19 확진자가 7일마다 배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크리스마스 직전인 오는 23일 대응 단계 조정을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5일 밤 런던 시민들이 옥스포드 거리를 걷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총리실은 그러나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최대 3가구가 '크리스마스 버블(bubble)'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한 계획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블'은 코로나 19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하나의 집단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 개의 버블은 한 가구 구성원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

런던 시민들이 15일 팔라디움 극장 앞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공연이 중단되는 판토마임 '판토랜드' 간판을 배경으로 셀피를 촬영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떨어져 사는 조부모와 부모, 자녀 등 3대가 '크리스마스 버블'을 형성하면 한 집에서 모여 함께 연휴를 보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19가 다시 확산하는 상황에서 '크리스마스 버블'을 허용하면 이후 확진자가 또다시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최정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