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심재철 진술서가 윤석열 날렸다 "판사문건, 특수통 잘못"

박태인 2020. 12. 16. 09:2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尹징계사유 곳곳에 심재철 진술서 주요 역할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척점에 서왔던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의 모습. [뉴스1]

"심재철이 결국 윤석열을 보냈다"

16일 새벽 4시에 발표된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 결정에는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의 진술서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심재철, 尹에 불리한 주장 쏟아내
심 국장은 15일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증인 출석 대신 제출한 진술서에서 윤 총장의 징계사유로 인정된 판사 문건과 채널A 수사 방해 등에 대해 윤 총장에게 불리한 주장을 쏟아냈다. 검찰 내부에선 "심재철이 결국 윤석열을 보냈다"는 말이 나왔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6일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 국장은 판사 문건에 대해 "문건을 받자마자 격노했다. 중대하고 심각한 범죄라 생각했다"며 "검찰 특수통들이 언론플레이를 통해 법원을 압박하려는 정보수집의 일환"이란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고 한다.

특수통 출신인 윤 총장은 물론 한동훈 검사장 등 이른바 '윤석열 라인' 검사들을 저격한 것이다. 심 국장은 한 검사장에 대한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수사에서도 윤 총장이 수사에 부적절하게 개입했다는 주장도 했다고 한다.


尹 "심재철 주장 황당, 반박 시간 안줘"
윤 총장 측은 "심 국장의 진술서에 사실과 다른 황당한 내용이 많았지만 징계위에서 제대로 반박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고 답답해했다. 윤 총장 측은 전날 징계위에 심 국장의 진술서에 대한 탄핵 의견서 준비 시간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윤 총장 측은 "심 국장의 주장엔 근거가 없다"고 했다.

16일 새벽 윤석열 검찰총장 검사징계위원회 심의를 마친 정한중 징계위원장 직무대리가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심 국장은 윤 총장의 핵심 징계 사유인 판사 문건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에게 보고받은 뒤 이를 한동수 대검감찰부장에게 전달한 의혹을 받는다. 심 국장은 이 부분은 진술서에 포함하지 않았다.


한동수 "판사문건 제보자 보호해야"
15일 징계위에 직접 출석한 한 부장은 자신이 판사문건을 법무부에 전달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누구로부터 받았는지에 대해선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진술을 거부했다. 한 부장은 "제보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심 국장이 실제 판사문건을 한 부장에 전달한 게 맞다면, 심 국장은 '윤석열 징계'의 제보자가 되는 셈이다.

이날 징계위에 참석한 류혁 법무부 감찰관은 심 국장이나 한 부장과 달리 윤 총장에게 유리한 진술을 했다. 류 감찰관은 "윤 총장의 징계 청구에 대해 박은정 감찰담당관으로부터 전혀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징계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됐다"고 했다

류혁 법무부 감찰관이 징계위원회 증인 출석을 마친 뒤 법무부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류혁 "윤석열 감찰 보고받지 못해"
이런 류 감찰관의 진술은 윤 총장의 징계사유 중 '감찰방해'가 빠지는데 역할을 했다고 한다. 감찰관도 모르는 감찰사건이 진행 중인데 어떻게 검찰총장이 방해할 수 있냐는 것이다. 류 감찰관은 윤 총장의 징계사유로 인정된 판사 문건에 대해서도 "죄가 되기 어렵다"는 부정적 의견을 진술을 했다고 한다.

징계위에 출석했던 이정화 대전지검 검사(전 법무부 감찰담당) 역시 판사 문건에 대해 류 감찰관과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징계위는 윤 총장에게 판사 문건 작성과 채널A수사 방해, 정치적 중립성 의심 등의 혐의를 적용해 정직 2개월을 결정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 징계위원회 2차 심의가 열린 15일 오후 윤 총장 측 특별변호인 이완규 변호사가 법무부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尹 "불법적 조치, 잘못 바로잡을 것"
윤 총장은 징계 결정 뒤 "임기제 검찰총장을 내쫒기 위해 위법한 절차와 실체없는 사유를 내세운 불법적인 조치"라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법치주의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고 했다. 이어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잘못을 바로 잡을 것"이라 밝혔다.

윤 총장 변호인인 이완규 변호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가 이뤄지는 대로 행정법원에 징계 효력정지와 무효소송을 제기할 것"이라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