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구단 경영 효율화 방안 3가지 시행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5일 축구회관에서 2020년도 제8차 이사회를 열고 K리그 구단 경영 효율화 방안 3가지를 의결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프로축구연맹(축구연맹)이 15일 2020년 제8차 이사회를 열고 K리그 구단 경영 효율화 방안 3가지를 의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K리그 구단 경영의 지속적인 악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를 위해 '비율형 샐러리캡 제도 도입', '로스터 제도 실시', '승리수당 상한선 설정' 등을 시행한다.

'비율형 샐러리캡'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시행 중인 제도로 구단의 총수입 중 선수단 인건비 지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일정 비율을 초과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현재 타 프로종목에서 시행 중인 '금액형 샐러리캡'은 리그에 참가하는 모든 구단에 일괄적으로 연봉 총액의 상한선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비율형 샐러리캡'은 지출 가능한 연봉 총액의 상한선이 구단 총수입과 연동된다. 따라서 구단의 총수입 규모에 따라 구단별 연봉 상한액이 달라진다.

선수단 인건비 비중이 일정 수준을 넘어선 구단에는 초과비율에 따른 '사치세'가 부과된다. 징수된 사치세는 각 구단에 재분배해 생산적인 부문에 재사용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축구연맹은 앞으로 2년간 프리메라리가의 '비율형 샐러리캡' 모델에 대한 연구 및 구단들과 실무 논의를 통해 적정 인건비 비율과 사치세 비율 등을 도출한 뒤 2023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로스터 제도'는 구단의 등록 선수를 일정하게 제한하는 제도다. 유럽을 비롯한 다수 선진 리그에서 이미 시행 중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이탈리아 세리에 A는 25명, 미국 MLS는 30명, 호주 A리그는 23명의 로스터를 운영하고 있다.

K리그의 경우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3시즌 동안 구단당 평균 등록 인원은 41.7명에 이른다. 한 시즌 6경기 이상 출장을 기준으로 한 실제 운용 인원은 팀당 약 26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도는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2023년 32명, 2024년 30명, 2025년 28명 등으로 등록 인원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등록 로스터 내에는 일정 인원의 U-22 선수 및 구단 산하 유스팀 출신 선수를 포함해야 한다. 또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의 운영 결과를 평가, 2026년 등록 인원을 재조정할 방침이다.

승리수당 상한선도 설정한다. K리그 대다수 구단이 선수에게 기본급과 출전수당 외에 승리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경기당 많게는 500만원, 적게는 200만원이다. 중요 경기마다 이른바 '베팅'이라고 불리는,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승리 조건부 보너스를 지급하는 관행도 존재한다. 그동안 승리수당과 베팅 관행은 구단 간 출혈경쟁을 야기하고, 구단의 장기적 발전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저해하는 원인으로 거론됐다.

프로야구의 경우 승리수당 금지와 함께 위반 시 제재금 10억원 및 선수지명권 박탈 등 중징계를 지난 2016년 규정화한 바 있다. 이 제도는 최근 K리그 22개 구단의 대표자들이 축구연맹에 요청해 이사회에 상정됐다. 이사회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K리그1(1부리그)은 100만원, K리그2(2부리그)는 50만원으로 승리수당 상한선을 결정했다. 또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추가수당(베팅)은 전면 금지한다. 이를 위반하는 구단에는 K리그1 최대 10억원, K리그2 최대 5억원의 제재금 부과 및 신규 선수 등록 금지 조처를 하기로 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