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책으로 떠나는 여행

2020. 12. 16.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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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때 되게 소극적이고 의존적인 아이였다.

반면 친오빠는 독립적이고 도전하는 아이였다.

같은 핏줄임에도 상반되는 성격 때문에 늘 비교당했다.

그때의 상처로 인해 나는 성인이 되자마자 독립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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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하 시인


나는 어릴 때 되게 소극적이고 의존적인 아이였다. 반면 친오빠는 독립적이고 도전하는 아이였다. 같은 핏줄임에도 상반되는 성격 때문에 늘 비교당했다. 그때의 상처로 인해 나는 성인이 되자마자 독립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처음으로 노력한 것은 해외여행이었다. 약간의 돈을 모아서 혼자 프랑스로 건너갔다. 어떠한 정보도 없이 의욕만 가지고 떠났다. 프랑스에 도착해서 혼자 숙소를 구하고 혼자 허기도 달래본 경험이 지금의 단단한 나를 탄생시켰다. 떠날 때 두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별거 아니었다.

프랑스에 다녀온 이후로 나는 그 어떤 도전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장애물을 만나더라도 넘어설 수 있게 됐다. 현재의 나는 강하다. 그렇다고 무모한 도전을 즐기는 사람은 아니다.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강한 사람인 것이다. 현재 해외로 떠날 계획들이 많지만 나와 가족을 위해서 참고 있다. 참는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순 없으니 간접경험으로나마 떠나고 있다. 독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떠난다. 책은 늘 다양한 공간으로 나를 데려간다. 경험하기 힘든 경험도 하게 만든다. 독서를 통해서 나는 달에도 가봤고 별에도 가봤다. 일본 소도시에서 살아보았고 미국 뉴욕의 중심거리에서도 살아보았다. 또한 아프리카에도 가봤으며 코끼리 등에도 올라타 보았다. 책이 매개체가 되어 나의 활동 영역을 넓혀준 것이다.

고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께서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인생에서 실패를 덜 겪게 된다고 말이다. 그게 곧 간접경험과 연결돼 있는 것이다. 책은 고가의 물건도 아니고 구하기 힘든 것도 아니다. 무겁지도 않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사람들 곁에서 이야기를 전달해줄 뿐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이 시점에 모두가 독서를 해보는 건 어떨까. 그러면 이 끔찍한 감염병도 조금은 감사해지지 않을까.

이원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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