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한 뒤 길터 준 대학생들에게 "고맙다" 인사한 이재명
“당당히 항의하되 경청하고 양해해준 경기대 학생들, 정말 고맙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4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그는 이날 오전 경기대 기숙사에 긴급동원 조처를 내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생활치료센터로 쓰기 위해 대학을 찾았다가 학생들의 항의에 부딪혔다.
이 지사는 “비상 상황인 만큼 도지사로서는 비상한 대처가 필요했지만, 현재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로서는 우려가 클 수밖에 없었겠지요. 기말고사도 앞두고 있고 당장 기숙사에 살며 알바를 하는 학생도 있다고 하니까요”라고 썼다.
이어 “저는 아시다시피 이런 상황을 두려워하지 않는 편이다. 시민들의 합리성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격앙되어 계시더라도 소상히 설명하고 진심을 다해 말씀드리면 결국에는 서로 간에 협의의 공간이 생긴다”라고 적었다.
그는 자신을 막아선 학생들에게 들려준 얘기도 전했다. “병상을 확보하는 일이 사람을 살리기 위함인데 여러분들에게 상처를 주면서 할 이유가 조금도 없다는 점,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학생들이 머물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고, 경기도와 학생들 사이의 소통창구 또한 만들어질 것이라는 점 등을 차분히 설명해 드렸다”고 소개했다.
이 지사는 또 “놀랍게도 우리 학생들, 경청하고 양해해주었다. 악수하고 길을 내어주었다”며 “학생들을 비난할 일이 조금도 아니겠지요. 긴급하게 결정된 일인 만큼 오해가 있으면 정확하게 안내하고 협의하면 된다. 너무도 자연스러운 민주사회의 풍경이다. 저는 외려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말하고 토론하고 끝내 양해까지 해준 청년들이 고마웠다”고 느낌을 털어놨다.
이 지사는 “1000명대를 넘나드는 3차 대유행의 와중에도 우리가 희망을 놓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이렇게 서로를 향한 선의와 합리적인 태도를 가진 시민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 집단지성의 위대함을 믿고 불철주야 속도감 있는 방역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익진·최모란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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