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맺고 정보 빼낸 스파이女 ..美정계 뒤흔든 中첩보 작전

오원석 2020. 12. 8.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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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스왈웰 민주당 하원의원(왼쪽)과 크리스틴 팡이 함께 찍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중국 여성이 미국 정계에 잠입해 오랜 기간 스파이 활동을 벌여왔다고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Axios)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1년여 간의 취재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악시오스가 중국의 스파이로 지목한 여성은 크리스틴 팡, 혹은 팡팡이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중국 민간 정보기관 소속으로, 적어도 2011년부터 5년여 동안 미 캘리포니아주(州)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거물급 정치인들을 상대로 첩보활동을 벌여왔다. 그러면서 악시오스는 "그의 활동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끝난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의 입김이 작용하는 것으로 우려되는 이 작전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지속됐으며,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미국 방첩기관의 집중 견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팡은 전국에서 성공을 거둘 잠재력을 가진 유망한 지역 정치인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한다. 미 정보당국은 팡이 선거자금 모금에 도움을 주거나 성관계를 맺는 방식으로 정치인들에게 접근한 뒤 정보를 빼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팡의 표적이 된 정치인 중에는 시장 두 명을 포함해 거물급 인사도 있었다고 한다. 특히 현직 정치인 에릭 스왈웰 민주당 하원의원도 팡의 포섭 대상이었다. 팡은 2014년 스왈웰의 재선 유세 당시 선거자금 모금 활동에 참가했다.

마이크 혼다 캘리포니아 하원의원(왼쪽)과 애쉬 칼라 캘리포니아 주의회 의원(오른쪽)이 2014년 3월 함께 찍은 사진. [페이스북 캡처]


미 연방수사국(FBI)이 2015년 스왈웰 의원 측에 팡의 활동과 관련한 경고를 보냈고, 팡은 갑자기 미국을 떠났다. 스왈웰 의원은 악시오스에 팡과 관련해 "거의 8년 전 만난 인물"이라며 "지난 6년 동안은 팡을 만난 적이 없고, FBI에 모든 정보를 제공했다"고 언급했다. 당사자인 팡과 주미 중국대사관 측은 악시오스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악시오스는 팡의 이러한 대미 첩보활동과 관련해 "이 사건은 열매를 맺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내는 중국의 전략을 보여준다"며 "중국 공산당은 현재의 시장과 시의회 의원들이 미래의 주지사 및 의회 의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직 미 고위 정보관련 당국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팡은 수많은 요원 중 한명일 뿐"이라고 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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