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부활하고, 가전제품 바꿨네..장바구니 상품 지각변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바구니 인기 상품 순위 지각변동을 불러왔다.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소비 습관이 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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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보관 간편식 ‘라면’의 부활
올 1월부터 11월까지 이마트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7년부터 수입 맥주에 정상 자리를 내주고 줄곧 2위에 머물렀던 라면이 4년 만에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 기간 이마트의 라면 매출은 전년 대비 5% 늘면서 이마트 품목별 매출 1위를 달성했다.
휴교와 재택근무 등으로 ‘돌밥돌밥(돌아서면 밥하고 돌아서면 밥하고)’, ‘삼식이(3끼 다 집에서 먹는 남편을 빗댄 말)’ 같은 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집밥 족이 늘면서 라면과 간편 가정식(HMR) 등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덕이다. 주재형 이마트 라면 담당 바이어는 "특히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시점에 라면 매출이 크게 신장했다”며 “장기간 저장해서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었던 지난 2월 4주차에서 3월 첫째 주의 이마트 라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2% 증가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한창이던 지난 8월 중순부터 보름여 간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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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술’ ‘혼술’ 유행에 와인 인기↑
수입 맥주의 순위 하락엔 와인도 한몫했다. ‘홈술(Home+술)’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와인으로 홈술족 수요가 이동해 수입 맥주 인기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이마트의 맥주 전체 매출은 3% 신장에 그쳤지만, 와인 매출은 전년 대비 32.3% 늘어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5일 기준 이마트 와인 매출은 소매업계 최초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덕분에 올해 이마트에서 와인을 구매한 소비자는 360만명이 넘는다.
'와인=비싼 술'이란 인식이 깨진 것도 수입 맥주 약세 현상을 부추겼다. 한 예로 이마트가 지난해 8월 출시한 4900원짜리 초저가 와인 ‘도스코파스’ 시리즈는 출시 이후 20일 동안 22만병의 판매고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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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ㆍ쌀 넘어선 대형 TV
대형 가전 매출도 가파른 신장세를 보였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다 보니 자연스레 가전제품 사용이 늘고, 예전에 안 보였던 단점이 눈에 띄면서 새로운 가전제품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이마트의 대형 생활 가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9% 늘었다. 지난해 대형 생활 가전 매출이 2018년 대비 2.4% 신장세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8배 이상 성장세가 빨라졌다.
TV의 매출 신장이 특히 두드러졌다. 올해 이마트의 TV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늘면서 품목별 매출 순위에서도 우유와 쌀을 넘어서며 3위 자리에 올랐다. 양태경 이마트 대형생활 가전팀장은 "집에서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방구석 영화족’이 늘면서 큰 스크린에 대한 수요가 특히 늘었다"며 "가격이 비싼 대형 가전의 경우 온라인 구매보다는 오프라인 상에서 직접 살펴보고 사려는 소비자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탁기(45%)와 건조기(11.1%)의 매출도 늘었다. 침실 가구 매출도 전년 대비 111% 늘었으며, 침대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매트리스 매출 신장(297%)이 두드러졌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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