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소형 SUV에 매력 빼앗긴 경차, 날개없는 추락

박구인 2020. 12. 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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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거주 중인 직장인 박모(33)씨는 2018년 고민 끝에 경차를 생애 첫 차로 구입했다.

박씨는 "돈을 조금 더 보태서 소형 SUV를 살 걸 그랬다"며 "경차보다 연비나 공간 활용성이 좋고, 장거리 주행과 야외활동 등에도 훨씬 유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비나 세제 혜택 등 경쟁에서도 친환경차에 밀리는 모양새다.

경형 SUV나 친환경차의 개발, 세제 혜택 강화 등은 경차 시장을 지킬 방안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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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세혜택 친환경차에 밀리고.. 안전성 보완하면서 가격도 상승


서울에 거주 중인 직장인 박모(33)씨는 2018년 고민 끝에 경차를 생애 첫 차로 구입했다. 공영주차장 할인,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취등록세 면제 혜택 등 경제적 실리를 고려해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요즘 그는 후회하고 있다. 박씨는 “돈을 조금 더 보태서 소형 SUV를 살 걸 그랬다”며 “경차보다 연비나 공간 활용성이 좋고, 장거리 주행과 야외활동 등에도 훨씬 유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차가 점점 더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최근 인기가 치솟은 친환경차와 소형 SUV에 밀려 관심이 떨어진 데다 차의 가격도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아서다. 상위 차종과 견줘 특장점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경차 시장은 계속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경차의 내수 판매량은 2007년(8만2197대) 이후 처음으로 10만대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 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10월 경차 판매량은 7만9548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9만4191대 보다 약 16%가 줄어든 것이다.

경차 판매량은 2012년 20만2844대를 기록한 뒤 점점 감소하는 추세다. 2017년 13만8204대로 15만대선이 무너졌고, 지난해에는 11만3708대까지 줄었다.

과거 경차는 1000만원 전후에 형성된 착한 가격과 높은 연비, 다양한 세제 혜택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다양한 옵션 추가 등을 통한 안전·편의성 개선이 이뤄지면서 1500만원선까지 가격이 올라 경쟁력을 잃었다.

2013년 이후 국내에 출시된 쉐보레 트랙스, 쌍용자동차 티볼리 등 소형 SUV들은 경차의 강력한 대체재로 떠올랐다. 2014년 3만대를 밑돌았던 소형 SUV 판매량은 지난해 22만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국내 완성차 5사의 소형 SUV는 올해 기준 12종으로 늘었다.

연비나 세제 혜택 등 경쟁에서도 친환경차에 밀리는 모양새다. 정부가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등에 집중하는 사이 경차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지난해부터는 경차에 주어지던 취등록세 면제 혜택까지 사라졌다.

선택의 폭이 좁은 것도 경차 구매 희망자들의 고민이다. 국내에 출시 중인 경차는 기아자동차 모닝과 레이, 쉐보레 스파크 정도가 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상 우리나라에서 경차는 배기량 1000㏄ 미만, 길이 3600㎜, 폭 1600㎜, 높이 2000㎜ 이하 규격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일부 수입차 브랜드가 경차를 갖고 있지만 국내에선 조건 미달이다.

경형 SUV나 친환경차의 개발, 세제 혜택 강화 등은 경차 시장을 지킬 방안으로 거론된다. 다만 제조사와 소비자 모두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이나 차박·캠핑 등 최근 트렌드에 경차가 어울리지 않아 판매량이 줄고 있다”며 “제조사 입장에선 경차가 수익률이 높은 것도 아니어서 신차를 개발하기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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