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라이프] "이 상품, 오직 고객님 한분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정진영 2020. 12. 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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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맞춤형 상품 전략
“내가 지금 갖고 싶은, 나한테 딱 맞는 물건 좀 누가 찾아주면 좋겠다.” 온라인몰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게 어려워진 올해는 ‘손품’을 팔다가 지치기 십상이다. 이런 소비자들을 위해 유통업계는 전문성과 기술을 접목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매장에 상주하는 영양사가 1대 1 영양 상담을 통해 개인 맞춤형 건강반찬을 추천해주는 현대그린푸드의 ‘그리팅 영양사의 반찬가게’. 현대그린푸드 제공

6일 업계에 따르면 개인의 취향이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 및 상품을 더 다양한 영역에 적용하기 위한 업계의 고민과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내 가치관과 취향에 맞는 제품이라면 배송이 오래 걸리고,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그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대답한 소비자가 절반을 넘었다.

가장 흔히 적용되고 있는 맞춤형 서비스에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해 개인의 관심사와 취향을 파악하고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가 있다. 구매이력, 과거 상품 클릭 정보, 설정한 관심사 등을 조합해 추천이 이뤄진다. 롯데온은 지난 4월 론칭하면서 ‘한 사람만을 위한 서비스’를 내걸고 ‘초개인화’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공언했었다. 단순히 많은 상품을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있던 셈이다.

지난 10월 카카오스타일이 선보인 ‘개인화 추천 서비스’. 카카오스타일 제공


수많은 브랜드의 상품을 보여주는 패션 플랫폼들의 판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카카오커머스가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은 지난 10월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선보였다. 구매 이력이나 클릭 정보만이 아니라 구매하려는 사람의 상황까지 고려해 비슷한 조건에 있는 고객끼리도 다른 추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브랜디’ 역시 지난 7월 아마존웹서비스의 아마존 퍼스널라이즈를 활용한 ‘AI 추천’ 기능을 도입했다.

브랜디가 지난 7월 도입한 ‘AI 추천’ 기능. 브랜디 제공


올해는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았던 만큼 개인 맞춤형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내놓은 식품·유통업체가 많았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온라인 식품몰 ‘투홈’에서 고객의 건강상태에 따라 건강보조식품을 추천해주는 ‘투홈 H케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고객 본인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건강상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식품을 추천한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집밥 수요에 따라 쌀 전문 특화매장을 마련하고 ‘쌀 취향 컨설팅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매장에 한달에 3번 찾아오는 밥 소믈리에가 찰기나 쌀알 크기 등 소비자의 밥 취향을 고려해 쌀을 추천해주는 독특한 서비스다.

전문가 영양상담과 개인 맞춤형 식단 추천 서비스가 제공되는 풀무원녹즙의 ‘잇슬림 오프라인 센터’. 풀무원녹즙 제공
장내 미생물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건강 솔루션을 제공하는 풀무원녹즙 ‘잇슬림’의 장내 미생물 분석 프로그램. 풀무원녹즙 제공


여기에 올해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판매’가 규제특례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서비스가 더욱 고도화 되는 길이 열리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유전자 분석을 통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기 위해 이원다이에그노믹스(EDGC)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개개인의 건강상태, 식습관, 피부·모발 등과 관련된 유전적 특성에 맞춘 제품을 제작하기로 했다. 풀무원은 이보다 앞선 지난 9월 풀무원녹즙의 건강관리 식단 브랜드 ‘잇슬림’에 장내 미생물 분석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장내 미생물을 분석할 수 있는 검사 키트가 택배로 배송되면 고객이 사용설명서에 따라 채변한 후 분석기관으로 보낸다. 고객은 검사 결과에 따라 매일 맞춤형 식단을 배송 받을 수 있다.


업계는 이 같은 움직임이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통칭)가 자신의 취향과 만족을 우선 추구하는 소비 분위기를 만든 데 따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들이 단순히 물건을 구매만 하는 게 아니라 이를 통해 만족감을 높이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맞춤형 서비스는 이런 고객들의 수요를 정확히 충족해 줄 수 있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빅데이터, AI 등의 기술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더욱 빠른 속도로 생활 곳곳에 스며든 것이 한 데 맞물렸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나 자신’을 생각하는 소비가 큰 흐름으로 자리 잡은 만큼 개인 맞춤형 서비스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며 “서비스 또한 더 다양한 분야에서 고도화된 형태로 적용될 것이라 본다”고 전망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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