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뒤 페브리즈 뿌린 강아지 사망..병원 직원은 웃고있었다
한 동물병원에서 의료진이 수술을 마친 강아지에 화장실용 페브리즈를 뿌리는 장면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동물병원 측은 사과문을 올렸지만 수술 후 회복 중이던 강아지가 사망하면서 학대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6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시판에는 이 사건 관련 의료진을 처벌해달라는 사람이 7만5000여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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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한 강아지에 탈취제 뿌린 동물병원
강아지 주인 A씨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OO광역시의 한 동물병원에서 직원이 지난 1일 오후 5시30분쯤 유치(幼齒) 발치 수술을 마친 강아지 몸에 화장실용 탈취제를 뿌리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 직원은 탈취제를 뿌리다가 자신의 가방에서 유명 브랜드 화장품의 보습제를 꺼내 분사하고 이를 본 다른 직원이 웃음을 터트리기도 한다. 강아지는 발치 수술 후 3시간 만에 사망했다.
A씨는 지난 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강아지를 '기억해달라’며 글을 올렸다. A씨는 “(수술이 있던) 그날 밤 작별인사를 하려 보니 아이가 미용도 되어있고 머리가 아플 정도로 향기가 진해 의문투성이”였다며 “CCTV를 보고 생명을 다루는 사람이 어떻게 저런 행동을 할 수 있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A씨는 해당 병원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할 방침이다.
청와대 게시판에 국민청원도 올렸다. A씨는 청원에서 ‘OO광역시 동물병원 강력 처벌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동물병원은 상처 있는 아이들을 치료해주는 곳임에도 오히려 죽이려는 쪽으로 일하는 의사, 원장이 정말 밉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또다시 이런 사건이 생기지 않도록 막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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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염증 냄새 제거 위해 제품 사용”
동물병원 측은 논란이 커지자 지난 5일 네이버 카페 ‘강사모(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병원 측은 “마취가 회복되는 과정 중에 선생님께서 아이를 좀 더 신경 써주기 위해 빗질을 하였지만 학대 의도는 없었다”며 “다만 아이의 염증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부적절한 제품을 사용해 너무 죄송하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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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사망 원인 명확히 밝혀야”
A씨는 동물병원 관계자들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주연 변호사(동물권연구단체PNR 공동대표)는 “마취 이후 탈취제를 뿌리는 행위는 수의학적으로 부적절하다”면서도 “방향제를 뿌린 행위가 동물의 죽음에 영향을 끼쳤는지 인과관계가 성립돼야 동물보호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의성이 보인다고 할 수 있지만 민사상으로도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사건 발생 당시 병원의 대처가 어땠는지 명확히 밝혀야 동물의 사망 경위도 파악할 수 있다”며 “직원이 뿌린 탈취제 성분에 강아지 몸에 상해를 입힐 만한 독성이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물보호법 제8조(동물학대 등의 금지)를 위반해 동물을 학대해 죽게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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