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기획┃지상파 시상식 전망①] MBC, 유재석 대상 유력..KBS·SBS 2% 아쉬운 후보들

류지윤 2020. 12. 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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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놀면 뭐하니', 방송‧가요계 영향 끼쳐
KBS·SBS 부진, 대박 프로그램·예능인 없어

KBS, MBC, SBS가 매년 주최하는 연예대상은 한 해 동안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은 예능인과 프로그램에게 상을 수여해 응원과 격려를 하는 자리다.


지난해 KBS 연예대상 주인공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샘 해밍턴, 박주호, 문희준, 홍경민, 도경완이었다. 최고의 프로그램 역시 '슈퍼맨이 돌아왔다'였다. MBC는 박나래와 '나 혼자 산다', SBS는 유재석과 '백종원의 골목식당'에게 각각 대상과 최고의 프로그램 상을 수여했다. 관찰 예능 인기 중심에 있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나 혼자 산다'의 수상은 어느 정도 점쳐져 있었다. 3년의 재수 끝에 대상을 거머쥔 박나래와 9년 동안 '런닝맨'을 이끈 유재석의 수상에도 이견은 없었다.


◆트로트VS 시그니처 관찰 예능


2020년 연예대상은 어떤 풍경이 연출될까. 올 한해 방송가는 새롭게 대세로 떠오른 트로트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의 경합이 예상된다.


올해도 '나 혼자 산다', '미운우리새끼', '동상이몽2',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관찰 예능은 큰 변동없이 간판 프로그램의 자리를 지켰다. 반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져 국내 촬영으로 대체하거나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등 예능프로그램의 포맷이 변화하면서 인기를 끌었던 SBS '정글의 법칙', MBC '복면가왕', KBS '불후의 명곡' 등이 한동안 공백기가 생겼다. 이런 가운데 트로트가 지상파를 잠식해 나갔다.


지상파 중 이런 열풍을 감지한 건 SBS '트롯신이 떴다'였다. 지난 3월 첫 방송한 '트롯신이 떴다'는 남진, 김연자, 설운도, 진성, 주현미, 장윤정 등 오랜 시간 사랑 받은 트로트 가수를 필두로 트로트의 세계화를 위해 동고동락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첫 방송부터 14.9%(닐슨, 코리아)를 기록했다. 현재는 '트롯신이 떴다-라스트 찬스'란 이름으로 트로트 무명가수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단장해 시즌2가 방송 중이다.


MBC는 '놀면 뭐하니?'가 트로트 인기에 거센 바람을 또 한 번 불어넣었다. 유재석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뽕포유' 기획은 유재석을 부캐(부캐릭터) 유산슬이란 트로트 가수로 앨범을 발표하고 데뷔시켰다. 국민 MC에서 신인 트로트 가수가 유재석이 데뷔하기까지 과정을 담으며 트로트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는 역할을 했으며 3월에는 송가인과 듀엣곡 '이별의 버스 정류장'을 발표하는 과정을 공개했다.


이어 '최애엔터테인먼트'가 7월, 각 분야의 아티스트가 프로듀서로 변신해 직접 발탁한 멤버들로 최강 드림팀을 탄생시킨다는 기획을 내놨다. 첫 번째 프로젝트로 장윤정이 프로듀서로 나섰고, 현재 활동 중인 아이돌 가수, 트로트 가수들이 출연해 오디션을 보는 모습이 공개됐다. 경합 끝에 펜타곤 후이, 아스트로 MJ, 옥진욱, 방형석, 추혁진이 최종 멤버로 발탁됐다. MBC는 '최애엔터테인먼트' 뿐만 아니라 전국 팔도에서 트로트 가수를 뽑는 '트로트의 민족'도 지난 10월부터 방송 중이다.


KBS는 SBS, MBC보다 조금 늦게 출발선에 섰다. '전국 트롯체전'은 12월 방송을 앞두고 있어, 연말 연예대상에서 상을 노리긴 어려워 보인다.


코로나19 시국에 외부 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집'이라는 키워드로 재미와 정보를 갖춘 '집방'이 케이블, 종편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MBC '구해줘 홈즈'외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없었다.


◆ MBC 유재석 유력· 대박 없는 KBS·SBS ‘미지수’


연예대상은 최고의 프로그램보다 영예의 대상이 초미의 관심사다. 가장 유력해 보이는건 MBC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이다. 유재석은 MBC에서 2017년 연예대상을 받은 뒤 2018년 '무한도전'이 폐지된 후 대상 후보에는 올랐지만 수상은 하지 못했다. '무한도전' 이후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SBS '런닝맨', JTBC '요즘애들'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 등 다양한 채널에서 출연했지만, MBC '놀면 뭐하니?'가 새로운 세계관을 확장시킨 '유(YOO)니버스'를 구축하며 가장 활약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유산슬 이후 '싹쓰리', '환불원정대'를 부캐 세계관을 이용해 결성해, 성공적으로 앨범을 발표했다. 유재석이 올해 MBC 연예대상을 가져간다면, MBC 최초로 연예 대상 7회 수상자란 타이틀도 함께 가져가게 된다.


KBS는 눈에 띄는 '대박'을 자랑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없었다. 다만 최근 동시간대 1위를 유지하고 있는 '1박 2일'과 '개는 훌륭하다', '신상출시 편스토랑'을 이끌고 있는 이경규에게도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먼저 '1박 2일'은 지난해 정준영이 집단 성폭행 혐의 등으로 물의를 빚자 제작이 중단된 바 있다. 이후 2019년 말 시즌4로 새롭게 시작했다. 전 시즌 논란 여파와 2007년부터 오랜 기간 방영돼 온 탓에 포맷에 대한 익숙함으로 기대감은 적었다. '1박2일'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복불복 게임을 통한 게임이 그 동안 가학적인 면모가 짙었다면 시즌4에서는 멤버들끼리 독려하고 응원하는 '순한맛'으로 방향이 바꼈으며, '스타트업'에 출연 중인 김선호를 보기 위해 '1박2일'을 보기 시작한 시청자들도 늘어나며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13년 동안 '바보' 캐릭터로 웃음을 줬던 김종민이 시즌4에서는 의외의 통솔력을 보여주며 캐릭터에 변화를 줬다.


이경규 역시 KBS에서 '개는 훌륭하다'와 '신상출시 편스토랑'을 진행하고 있어 또 한 명의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경규는 애견인으로서 '개는 훌륭하다'에서 문제가 있는 강아지들을 보며 진심으로 안타까워하거나, 개선되길 바라며 해결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편스토랑'에서도 예능계 대부답게 원활한 진행과 재치있는 입담으로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고 있다. 두 프로그램은 4~6%대 시청률로 고정 시청자를 유치하긴 했지만, 화제성면에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SBS는 '런닝맨' 유재석, '미운우리새끼' 신동엽, '백종원의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 백종원 등이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런닝맨'은 한 때 '슈퍼맨이 돌아왔다', '복면가왕'과 일요일 예능 동시간대 1위를 다퉜으나 현재는 6%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올해로 10년을 맞이한 장수프로그램이란 점과 화제성과 시청률면에서 대박은 아니더라도 중박은 유지하는 수준이다.


신동엽은 SBS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미운우리새끼'를 진행 중이다. '미운우리새끼'는 꾸준히 15~17%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신동엽이 아닌, 박수홍, 김종국, 이상민, 김희철 등 관찰 예능 대상 출연진이지만, 신동엽의 진행이 이들의 일상을 더욱 재미있게 관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쿡방'이 이제 한 물 갔다고 말하지만 백종원이란 이름이 붙으면 여전히 인기가 유효해진다. 현재 그는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에 이끌고 있지만 지난해 연예대상에서 "연예대상은 1년 내낸 고생하신 연예인 분들에게 드려야 한다. 저는 연예인이 아니다"라면서 연예대상을 수여해도 받지 않겠다는 거절의사를 분명히 했다.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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