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등학생들이 우리말을 배우는 까닭
[박현국 기자]
▲ 제20회 고교생 한국어 스피치대회를 알리는 포스터와 발표 행사 진행 모습입니다. 동영상 발표를 했습니다. |
ⓒ 박현국 |
이번 대회는 고베를 비롯한 효고현 고등학교 12곳에서 고등학생 24명이 참가했습니다. 효고현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고등학교는 27곳이고, 배우는 학생은 891명입니다. 참가자들은 모두 자신이 준비한 원고를 암기해서 5분 동안 정성과 능력을 발휘해서 동영상을 찍어서 발표했습니다.
참가 학생들은 한국이나 한국 관련 학교에 다닌 적이 없는 학생으로 국적을 묻지 않았습니다. 참가자들은 일본인으로 가족과 더불어 한국 드라마나 음악을 들으면서 한국 말에 관심을 갖고 배우기 시작한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참가자 가운데 한국인 부부 가정에서 태어난 학생이나 부모 가운데 한쪽이 한국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일본 고등학교에서 한국어가 필수 외국어는 아니지만 선택해서 가르치고, 배우는 곳도 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최근 배우는 학생이나 가르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수능 시험에 해당되는 일본 대학 입시 공통시험에도 외국어 가운데 한국어 과목이 들어있습니다. 일본에서 실시하는 한글능력시험에도 시험을 볼 때마다 1만 명 정도가 응시를 합니다.
이번 한국어 스피치대회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자신의 꿈과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동안 일본의 지도층은 보수적이고 폐쇄적이었습니다. 가까운 이웃나라보다 유럽이나 미국을 더 숭상하고, 서양과 가까워지려 노력해왔습니다. 이제 세상이 바뀌고 사회가 변했습니다.
이웃나라 한국이나 중국 등이 일본에 어깨를 견줄 만큼 성장했고 위협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거기에 2011년 도후쿠 지역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고, 지금도 피해 원전 복구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돈이 얼마나 들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사회에서 나타난 현상이 혐한, 혐중 등 헤이트스피치입니다. 사람들이 극도로 다른 사람을 싫어하거나 정신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허약함이나 열등감을 감추려는 다른 표현입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젊은 일본 고등학교 학생들은 부모님을 통하거나 자신의 인터넷 서핑을 활용하여 K-POP이나 한국 드라마를 보고 새로운 세상을 발견했습니다. 일본의 질식할 것 같은 억업이나 규제가 아니고 자유로운 상상력과 한계를 넘어서버린 극한을 체험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꿈이 생겼고, 본받아야할 대상이 떠올랐습니다.
이번 한국어 스피치대회에서 우리말로 표현한 자신의 꿈과 희망이 모두 현실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젊은 날 한때는 그런 희망과 꿈을 꾸며 열심히 살았다는 자부심과 자긍심이 인생의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이번 발표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우고 선생님들의 지도를 받았습니다. 대략 한 학교에서 두 명 정도 출연했습니다. 학교에서 수업을 하면서 대회 참가를 위해서 글을 짓고, 반복해서 읽고 외우며 자신의 모습을 추스르기도 했습니다. 발표 모습 동영상은 주로 학교에서 작성했습니다. 몇몇 참가자는 집에서 개인적으로 찍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의 발표 발음이 모국어 발음과 비록 똑같지는 않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반복해서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습니다. 일본에서 일본어를 배우며 자란 고등학생들이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하고, 다시 대학교에서는 영어권이나 다른 나라 말을 새롭게 배우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행사 축사에서 효고현 교육위원회 교육장(니시가미, 西上三鶴)이 말한 것처럼 미래를 향한 길을 열기 위해서 국제 이해, 국제 교류 교육은 필수입니다. 고베한국교육원에서 주최한 고고생 한국어 스피치대회가 고베 효고지역 고등학생들과 교육계에 새로운 자극을 주었습니다.
참고누리집> 고베한국교육원(http://kobe.kankoku.or.kr/smain.html), 대한민국교육부(https://moe.go.kr/main.do?s=moe), 국립국제교육원(http://www.niied.go.kr/main/main.do), 20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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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 시민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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