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의 예상, 90분 동안 틀렸고 마지막에 맞았다

최용재 2020. 11. 2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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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승격 플레이오프전 수원FC와 경남FC의 경기. 수원FC 안병준이 경기 후반 동점골을 넣은 뒤 환호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수원 FC는 우리보다 한 수 위의 팀이다. 수원 FC는 우리가 이기기 힘든 팀이라고 생각한다. 수원 FC가 1부리그로 승격할 것이다."

수원 FC와 경남 FC의 '하나원큐 K리그2(2부리그) 2020'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설기현 경남 감독이 한 발언이었다. 수원 FC를 이긴다면 경남이 K리그1(1부리그)으로 갈 수 있다. 자신에게 온 기회 앞에서 설기현 감독은 스스로 낮췄다. 그는 심리전이 아니라 솔직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설기현 감독만의 전망이 아니었다. 많은 전문가가 수원 FC의 승리를 점쳤다. 수원 FC는 시즌 내내 우승팀 제주 유나이티드와 양강 구도를 형성한 강호였다. 경남은 시즌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가까스로 3위를 차지했다. 또 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수원 FC가 3전 전승으로 압도적이었다. 누구라도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매치였다.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플레이오프 뚜껑이 열렸다. 설기현 감독의 예상은 90분까지 틀렸다. 경기 초반부터 경남이 압도했고, 전반 27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경남의 최준이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수원 FC의 골문을 열었다. 후반 수원 FC의 공세가 펼쳐졌지만, 경남은 흔들리지 않았다. 차분하게, 또 냉정하게 수비하며 수원 FC의 공세를 막아냈다. 정규시간 90분은 모두 흘러갔다.

후반 추가시간에 반전이 일어났다. 종료 직전, 수원 FC가 VAR(비디오판독) 끝에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수원 FC의 '에이스' 안병준이 키커로 나섰다. 안병준은 오른발로 강하게 때려 골에 성공했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1-1 무승부. 정규리그 2위 수원 FC에 1부리그 승격이라는 선물이 안겼다. 수원 FC는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하며 1부리그에 올라섰다. 2016년 2부리그로 강등된 후 5년 만에 돌아왔다. 올 시즌 수원 FC를 두고 우려가 많았다. 김도균 신임 감독 체제로 새롭게 시작한 수원 FC는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막강한 스쿼드를 꾸리지 못했다. 1부리그 승격 후보도 아니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예상을 넘어 돌풍을 일으켰다. 제주와 1·2위를 오가며 1부리그 승격 가능성을 높였다.

안병준이라는 스타 탄생도 알렸다. 그는 20골을 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했다. 또 김도균 감독의 부드러운 리더십은 팀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멤버는 화려하지 않았어도 수원 FC는 가장 끈끈한 팀으로 거듭났다. 김도균 감독은 1부리그 확정 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또 베테랑 조원희가 수원 FC 유니폼을 입고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원 FC 주장 이한샘은 "시즌 초반 승격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분 좋다. 내년 1부리그에서 인사드리겠다.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52골로 2부리그 득점 1위를 차지한 수원 FC는 2부리그에서의 폭발력을 가지고 1부리그로 간다. 끈끈한 원팀의 힘도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1부리그에서 유일한 연고지 더비인 수원 삼성과 '수원 더비'도 다시 펼쳐지게 됐다.

수원=최용재 기자 cgoi.y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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