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쫄깃하게 만드는 이 장면, 넷플릭스행이 아쉽다
[장혜령 기자]
|
|
| ▲ 영화 <콜> 포스터 |
| ⓒ (주)용필름 |
오랜만에 집에 온 서연(박신혜)은 오는 길에 핸드폰을 잃어버려 난감하다. 할 수 없이 창고에 있던 낡은 전화기를 연결했다가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알 수 없는 여성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에서 대뜸 선희를 찾는다. 서연은 잘못 걸린 전화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한편, 벽 안쪽의 수상한 기운을 느낀 서연은 지하실로 연결되는 통로를 발견하게 되고 의문의 의자와 잡동사니가 든 상자를 발견한다. 그 속에 알 수 없는 표정의 여성의 사진과 마주한다.
근처 딸기 농장을 운영하는 성호(오정세) 아저씨에게 사진 속 여성에 관해 묻자, 영숙이란 이름을 어렴풋이 꺼내다 이내 잘 기억나지 않는다며 얼버무린다. 궁금증을 품은 채 집으로 돌아온 그 날 마침 다시 전화가 걸려오고, 서연은 전화기 너머 여성이 사진 속 영숙(전종서)임을 확인한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던 중 전화기 너머의 세계는 20년 전인 1999년이란 사실에 놀란다.
1999년을 사는 영숙은 무당인 엄마(이엘)의 신딸이자 세상을 위협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이를 알아챈 엄마는 귀신을 쫓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며 영숙을 옥죈다. 집안에 감금당한 채 오로지 전화기만 붙들고 살던 영숙에게 무선전화는 그야말로 세상과 소통하는 한줄기 빛이었다.
|
|
| ▲ 영화 <콜> 스틸컷 |
| ⓒ (주)용필름 |
<콜>은 금기를 어긴 대가로 겪게 되는 타임 패러독스의 익숙함을 상쇄하고도 남을 배우의 연기와 미장센으로 무장했다. <버닝>에서부터 존재감을 드러낸 신예 전종서의 압도적인 장악력은 영화의 모든 것이라 해도 좋다. 전종서는 단 두 편의 영화로 한국 영화의 독보적인 여성 캐릭터를 완성했다. 그녀와 대결을 벌이는 박신혜조차 그간 쌓은 경력과는 사뭇 다른 풍부한 감정연기로 몰입감을 더해준다. 거기에 30대와 50대 모두를 무리 없이 소화한 김성령의 관록과 어둡고 신비한 분위기의 이엘까지 합세하자 시너지가 생긴다. 네 배우의 보기 힘든 조합이 스릴러 장르의 탄탄한 골격을 만들어 준다.
요약하자면 전화기를 사이에 두고 연결된 20년의 간극은 판타지라기보다 미스터리에 가깝다. 이로써 둘의 우정을 깨어지고 시간과 공간을 뒤틀린다. 영숙은 죽은 아빠를 살려준 대가로 서연에게 미래를 알려달라는 협박을 서슴지 않는다. 일종의 주도권을 잡은 셈. 전화는 과거에서 미래로만 할 수 있도록 설정한 탓에 영숙의 전화를 기다리는 초조한 서연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된다.
|
|
| ▲ 영화 <콜> 스틸컷 |
| ⓒ (주)용필름 |
우연히 전화를 연결한 탓에 광기어린 살인마를 깨워 졸지에 프로타고니스트가 된 서연과 안타고니스트 영숙의 대립이 영화의 쟁점이다. 둘은 과거와 미래의 정보를 교환하며 각자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 엎치락뒤치락 숨 막히는 상황은 어떻게 끝날 것인가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된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퍼즐 조각도 무리 없이 맞춰지는가 하면, 무전기로 연결된 <동감>, 손 편지로 연결된 <시월애>를 넘어 전화로 연결된 시공간의 서스펜스가 유려하게 펼쳐진다. 단, 영화가 끝났다고 해서 쉽게 방심하지 말 것. 그 틈을 허락하지 않고 이어지는 시퀀스는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전화기 너머 두 사람의 대결이 돋보이는 특성상 극장 스크린과 사운드의 장점에 최적화된 영화라는 점이다. 올해 3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이슈로 표류하다 최근 넷플릭스 공개를 택했다. 단편 <몸 값>으로 제33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제11회 파리한국영화제 최우수 단편상을 포함, 다수의 영화제를 석권한 이충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전 세계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넷플릭스 시장에서 어떠한 성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참으로 옹색한 검찰, 항소 이유가 기가 막혀
- "킬러 문항은 누구를 겨냥한 문제?"... 사교육 내모는 수능
- 대한민국 3대 대통령이 됐을지도 모를 사람
- 고3 되는 아이 "왜 우리에게 이렇게 무거운 짐을"
- '찐 트럼프들'의 반란? 코로나 사망 세계 1위 도시의 비극
- [에필로그] 피해자 달력... 교제살인은 이날 일어났다
- 이 배를 만들 수 있는 사람, 단 한 명 남았습니다
- 진짜 공룡같은 정크아트, 제 아버지 작품입니다
- 코로나19 어제 450명 신규확진, 나흘만에 500명 아래... 주말 영향
- 금태섭 "문재인 대통령, 노무현과 다른 모습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