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만난 왕이, 美 겨냥 "신냉전 반대..다자주의 고수해야"

하준호 2020. 11. 2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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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7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에게 “신(新)냉전을 부추기려는 시도는 역사 발전의 흐름에 역행하고, 다자주의를 고수하면서 협력을 강화하는 것만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는 올바른 방법”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28일 보도문을 통해 밝혔다.

사흘간의 방한 일정을 마친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뉴스1

보도문에 따르면, 왕 위원은 방한 마지막 날이었던 27일 오전 문 특보와의 조찬 회동에서 “제로섬(zero-sum) 사고방식은 자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일방주의는 글로벌 도전에 대처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늘날 세계는 한 세기 만의 변화에 직면해 있고, 국제 정세는 조정과 변화를 가속하고 있다. 전염병(코로나19)은 인류의 운명과 모든 국가의 이해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줬다”면서다.

왕 위원은 이어 “중국은 양국(한국·중국) 정상의 중요한 합의에 따라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청사진을 만들고, 발전 전략을 접목해 실질적인 협력의 내실을 다져 양국 관계의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며 “양국이 역내 협력과 국제 정의의 수호를 통해 보다 나은 아시아·세계 건설에 협력하자”고 말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27일 오전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조찬을 하기 위해 서울의 한 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이에 대해 문 특보는 “한국은 다자주의와 대화와 협의를 통한 문제 해결을 지지하고, 모든 형태의 신냉전 언행을 반대한다”고 화답했다. 문 특보는 이어 “한국의 신남방 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이니셔티브를 접목해 양국 협력이 윈윈(win-win)하는 성공스토리를 더 많이 만들고, 지역 통합을 추진해 세계의 안정과 번영을 함께 도모하자”고 제안했다.

왕 위원의 이날 발언은 미국의 동맹인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균형적인 태도를 취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해석됐다. 신냉전이란 미·중 간 패권 다툼을 일컫는 말로,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에 대해 줄곧 다자주의를 앞세워 비판해 왔다. 문 특보와 왕 위원의 조찬 회동엔 홍익표·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참석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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