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일손 돕고 밥퍼 봉사.. '나'만 알던 아이가 섬김 깨달아

2020. 11. 27.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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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시대 영성교육에 집중하라 <5>
나드림국제미션스쿨 학생들이 2018년 6월 경남 의령으로 농촌 봉사활동을 가서 양파를 캔 뒤 새참을 먹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다. 당분간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혹자는 내년 2~3월 대유행할 것으로 전망한다. 무증상 감염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불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다 보니 모두 다 초긴장이다.

서구 사회 못지않게 젊은층의 혼밥, 원룸 생활이 우리나라에서도 그리 낯설어 보이지 않았다. 코로나19로 개인의 에고이즘은 더 깊어져만 간다. 만남은 더욱더 멀어져만 간다. 개인에게 가까이 다가서기가 무서운 시대다.

1980년대부터 무한경쟁 속 급속도로 달려온 자본주의 경쟁 구도는 우리에게 더 이상 ‘함께’라는 개념, ‘우리’라는 생각, 그리고 ‘공동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더불어 사는 것이 힘들게 됐다.

삶 속에 파고든 천박한 자본주의와 이기주의로 구원 개념도 개인 구원에 머물고 있다. 교회도 ‘우리 교회만 잘되면 된다’는 개교회주의가 퍼져 있다. 세속주의로 수준 낮은 하급 종교의 기복신앙, 성공 신화, 자기 암시적 긍정적 사고가 넘쳐난다. 그렇다 보니 신앙과 삶도 일치되지 못하고 오히려 이원론적, 이분법적 생활로 뒤죽박죽이다.

가정의 기본교육을 바탕으로 교회에선 신앙교육을 확립해야 한다. 학교와 사회현장에선 하나님 나라 건설을 위한 공동체 활동, 섬김, 희생, 봉사의 열매가 나타나야 한다. 이와 같은 것을 다음세대에게 제대로 지도하지 못한 기성세대는 통렬하게 회개해야 한다.

독일에선 젊은이들에게 ‘더 이상 물려줄 지구가 없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한국 학자들도 팬데믹 현상을 두고 현재의 사회 시스템에 한계가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어느새 뉴노멀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더 이상 인간 개인의 무한 욕망을 추구할 수 없다고 예언자처럼 말한 1960년대 경제사상가 칼 폴리니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전적으로 타락한 인간의 부패성(롬 3:23)을 잘 알고 있는 우리는 왜 이런 상황이 왔는지 돌아봐야 한다.

무엇을 잃고 방황하는지, 주님을 향한 첫사랑을 어디서 버렸는지(계 2:4) 냉정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보여줬던 함께 사는 삶의 모델(행 2:44~46)을 가졌으면서도 하나님의 자녀로서 함께 살아오지 못했다. 함께 나누고, 함께하지 못한 것에 대해 회개하지 않으면 더 무서운 바이러스가 올 수 있다. 환경이 문제가 아니라 먼저 믿는 우리 자신이 문제다.

이제는 혼자서 그 무엇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초대교회는 함께 모든 물건을 통용했을 뿐만 아니라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줬다.(행 2:44~45) 이것은 흔히 말하는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식 공동체가 아니다. 이것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는 다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 첫 번째,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마 22:37~38)이라고 하셨다. 무엇보다도 목숨을 다해 사랑하라고 예수님은 분명하게 이 점을 강조하신다.

지금은 신사참배 시대가 아니다. 하지만 죄악의 관영함은 소돔과 고모라를 훨씬 뛰어넘기에 목숨을 걸기까지 피를 흘리며 죄와 싸우지 않으면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다.

두 번째는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고 하셨다. 개인주의와 님비현상이 가득한 세상이지만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고 동일하게 강조하신다. 위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아래로 이웃 사랑하기를 목숨 바쳐 실천해야 한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한 단어로 요약해 보니 ‘나 드림’(All mine to give)이다. 주님께 나의 모든 것을 드리고, 이웃에게 나의 모든 것을 나누어 주고, 나그네에게 꿈(비전)을 주는 것이 나드림국제미션스쿨의 사명 선언이다.

학교를 시작하면서 교사들에게 제일 먼저 강조한 건 ‘기독교 교육은 잘 가르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잘 사는 것’이라는 가치였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같이 살면서 가르치셨던 것처럼 삶으로 보여주자고 한다.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고(빌 2:5),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해 한마음을 품어서 (빌 2:2), 우리의 섬김을 아이들이 직접 보고 배우게 하자고 한다.

개인이 잘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봉사를 배우고 희생을 보게 할 때 다음세대가 함께 주님의 뜻을 이루지 않겠는가. 다른 사람의 부족한 것을 보면 도와주자고 강조한다. 잘 배워서 남 주자고 한다. 이제 와서 경제학자들이 더불어 함께 살자고 커먼즈(commons) 플랫폼이나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소유보다는 가치를 나누자고 한다. 그나마 다행이다.

그동안 나드림 아이들은 꾸준하게 봉사활동을 해왔다. 해외 난민 아이들과 산지족 아이들을 위해 1~3개월씩 같이 뒹굴었다. 탄자니아에선 텐트 생활을 했고, 퀴어행사에 대항하며 ‘레알러브’ 축제에 단골 출연자로 섬기고 있다.

매주 부전역에서 노숙인 밥퍼 사역을 하던 어느 추운 겨울날, 할아버지 할머니의 밥을 챙겨 드리면서 흘렸던 아이들의 눈물은 영혼을 평생 맑게 하는 밑거름이 됐을 것이다.

김승욱 목사 (한국기독교대안학교연맹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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