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 마라도나, 세계 추모 속에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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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간 잘못을 저질렀고 그 대가도 치렀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축구공은 더럽혀지지 않습니다(La pelota no se mancha)" 그의 목소리는 잔뜩 갈라져 있었다.
그간 저지른 수많은 기행조차 자신이 얼마나 축구를 사랑하는지, 축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깎아내릴 수 없다고 진심을 다해 말했다.
'축구의 신' 디에고 마라도나가 19년 전 고향팀 보카 주니오르 헌정경기에서 한 이 연설은 그의 축구인생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팬들 사이에 회자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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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간 잘못을 저질렀고 그 대가도 치렀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축구공은 더럽혀지지 않습니다(La pelota no se mancha)” 그의 목소리는 잔뜩 갈라져 있었다. 그간 저지른 수많은 기행조차 자신이 얼마나 축구를 사랑하는지, 축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깎아내릴 수 없다고 진심을 다해 말했다. ‘축구의 신’ 디에고 마라도나가 19년 전 고향팀 보카 주니오르 헌정경기에서 한 이 연설은 그의 축구인생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팬들 사이에 회자되어 왔다.
축구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평가받아온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선수 마라도나가 세상을 떠났다. 현지 일간 부에노스아이레스타임스는 마라도나가 25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 티그레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향년 60세다. 그는 사망 시점까지도 아르헨티나 1부리그 프로팀 감독을 맡아왔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사흘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시신은 대통령궁 카사로사다에 안치된다.
마라도나는 축구계 양대 산맥인 유럽과 남미 모두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고국 아르헨티나에서 보카 주니오르 소속으로 1981년 리그 우승컵을 안긴 그는 이듬해 스페인 라리가 대표 명문 FC 바르셀로나로 이적했으나 부상으로 기대만큼의 활약에 실패한 뒤 1984년 당시 세계 최고의 리그로 평가받던 이탈리아 세리에A의 SSC 나폴리로 이적했다.
나폴리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마라도나는 도시를 상징하는 인물이 된다. 그는 이전까지 단 한 번도 리그를 우승한 적 없던 중하위권 팀 나폴리를 3시즌만인 1987년에 리그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2년 뒤에는 유럽축구연맹(UEFA)컵을 차지했고 이듬해 또다시 리그를 우승했다. AC밀란과 인터밀란 등 당대 최고의 팀들을 누르고 이룬 성과였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도 그는 ‘신’이었다. 1979년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고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두 번째 월드컵인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는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역사상 최고 선수의 반열에 올랐다. 당시 숙적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일어난 ‘신의 손’ 사건과 하프라인 드리블 골은 아직도 회자된다. 다만 부상을 겪으며 마약에 손을 대는 등 기행을 벌인 점은 오점으로 남아있다.
그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1986년 월드컵에서는 차범근이 있던 대표팀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대결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도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으로서 한국을 상대했다. 선수 시절 마라도나를 수비하고 월드컵에서도 감독으로 맞붙은 허정무 대전 하나시티즌 대표이사는 26일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반딧불이였다면 마라도나는 태양 같은 선수”라며 “같은 시대에 선수 및 지도자 생활을 한 건 큰 행운이자 영광이었다”고 추모했다.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리오넬 메시는 인스타그램에 마라도나와 함께한 사진을 올리며 “아르헨티나 국민과 축구계에 매우 슬픈 날”이라며 “그는 우리를 떠나지만 떠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그는 영원하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마라도나와 함께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축구황제’ 펠레도 “슬픈 소식이다. 나는 위대한 친구를, 세계는 위대한 전설을 잃었다”면서 “언젠가 하늘에서 함께 축구할 수 있기를”이라고 적었다. 아르헨티나 국적인 프란치스코 교황도 마라도나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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