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 슛 0' 리버풀..필요했지만, 실패로 끝난 로테이션

유현태 기자 2020. 11. 2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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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십 일리치치(아탈란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리버풀이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했지만 아탈란타는 강했다.


리버풀은 26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에서 열린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D조 리그 4차전에서 아탈란타에 0-2로 졌다. 리버풀은 승점 9점으로 조 1위를 지켰고, 아탈란타는 7점으로 16강행 희망을 이어 가게 됐다.


지난 조별 리그 3차전까지 전승을 거둔 리버풀은 약간의 여유가 있었다. 승리한다면 16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지만, 패배한다고 해도 조 1위를 지키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큰 폭의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수비진에 니코 윌리엄스, 리스 윌리엄스, 코스타스 치미카스가 출격했고, 중원에도 커티스 존스가 나섰다. 최전방엔 디보크 오리기가 출전했다. 마땅한 대안이 없었던 니코 윌리엄스를 제외하면 사실상 로테이션 가동으로 주전 일부의 체력을 안배하겠다는 뜻이 분명했다.


아탈란타엔 좋은 기억도 있었다. 지난 3차전에서 아탈란타 원정에서 리버풀은 5-0 대승을 거뒀다. 아탈란타는 아주 강력한 전방 압박을 구사하는데, 리버풀은 이를 피해 역습으로 골을 쌓았다. 아탈란타가 승점 1점이 급한 처지라 리버풀의 역습이 다시 한번 불을 뿜기에 좋은 환경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아탈란타가 예상보다 더 빡빡했다. 전력으로 부딪혔던 지난 맞대결과 달리 완급을 조절하고, 수비 라인 설정에도 신경썼다. 리버풀이 안정적으로 공을 점유했을 땐, 무리하게 도전하지 않고 중앙 지역부터 수비를 펼쳤다. 간격은 좁아졌고 리버풀도 틈을 만들지 못했다.


리버풀의 과감했던 로테이션은 절반의 성공으로 볼 수 있었다. 전반전은 0-0으로 마쳤다. 패스미스로 몇 차례 역습 기회를 주긴 했지만, 주전 대부분을 앞세운 아탈란타와 대등한 경기를 했다. 주전들의 체력 안배란 목적도 어느 정도 달성하는 듯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실패로 돌아갔다. 대폭 로테이션 속에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지 못했다. 요소요소에서 차이를 만들어줄 선수도 부족했다. 리버풀은 세밀한 공격 전개보다, 저돌적인 개인 돌파, 과감한 크로스에 이은 세컨드볼 싸움에서 차이를 만드는 팀이다. 선수들 개개인 능력이 좋아야 리버풀다운 경기력이 나온다. 로테이션 속에서 부족한 구석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특히 니코 윌리엄스와 치미카스가 배치된 양쪽 측면 수비는 공격 면에서 아쉬움이 컸다. 오리기 역시 공격에서 겉돌았다.


버티기는 했지만 무너뜨리진 못했다. 클롭 감독은 후반 이른 시점부터 교체를 준비했다. 호베르투 피르미누, 파비뉴, 앤디 로버트슨, 지오구 조타를 투입해 공격을 강화하려고 했다. 조르지뇨 베이날둠이나 모하메드 살라의 체력을 안배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실점으로 클롭 감독의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하필 교체 선수들이 투입 직전 실점했다. 후반 15분 알레한드로 고메스가 페널티박스 모서리에서 수비 뒤를 노리는 대각선 로빙패스를 시도했고, 요십 일리치치가 넘어지면서 마무리했다. 아탈란타가 자주 활용하는 공격 방식이었다. 후반 19분  다시 한번 대각선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한스 하테부르가 높이로 공을 따내자 따라들어온 로빈 고젠스가 마무리했다.


클롭 감독이 준비한 4장의 교체카드가 대거 투입됐지만 리드를 잡은 아탈란타는 실리적으로 맞섰다. 압박 강도를 떨어뜨리진 않았지만, 간격을 좁히면서 리버풀의 공격에 맞섰다. 리버풀이 크로스 등으로 위험 지역으로 올 때마다 강하게 맞서면서 걷어냈다.


'UEFA'에 따르면 제임스 밀너는 경기 직후 "형편없는 경기력이었다. 밋밋했다. 많은 선수들이 하나로 뭉치질 못했고, 일정은 너무 바빴다. 때로 최고의 상태가 아니라도 승리를 따내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날카로움이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클롭 감독 역시 "합당했던 패배를 받아들여야 한다.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리버풀은 로테이션을 가동하면서 주전의 체력을 안배하면서도 결과를 가져오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골이 필요한 축구에서 유효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로테이션은 시즌 전체 운영을 위해 필요한 결정이었지만, 결국 경기의 패배로 이어진 패착이 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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