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尹 충돌' 文대통령 침묵의 배경 '리걸 마인드'

류정민 2020. 11. 2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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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결정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이 이어지자 야권의 공세가 연일 거세지고 있다.

청와대의 여러 상황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의 봉인된 침묵은 다음 주 월요일 청와대 수석ㆍ보좌관 회의에서 해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 직무를 배제하는 헌정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는데 문 대통령이 침묵하는 이유도 리걸 마인드와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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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법률가 인생, 정치적 결자해지보다 법적 사고에 익숙..文대통령 메시지 내놓을까, 30일 靑 수보회의가 분수령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결정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이 이어지자 야권의 공세가 연일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언제쯤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인지에 대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의 여러 상황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의 봉인된 침묵은 다음 주 월요일 청와대 수석ㆍ보좌관 회의에서 해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법률가 출신이라는 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 충돌에 대한 침묵의 배경을 짚어볼 수 있는 단서이다. 문 대통령은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법조인으로서 40년의 세월을 살았다.

반면 정치인 경력은 2011년 정계 입문한 이력을 고려할 때 만 10년이 되지 않는다. 어떤 사안에 접근하고 문제의 해법을 찾을 때 정치적 마인드보다는 이른바 '리걸 마인드(법적사고)'가 더 익숙할 수 있다.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 직무를 배제하는 헌정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는데 문 대통령이 침묵하는 이유도 리걸 마인드와 무관하지 않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대통령은 법조인 출신이다. 본인이 임명한 분이 자기 직무 범위 안에서 진행하고 있는 일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존중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여의도 정치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낯선 장면이다. 예를 들어 '정치 9단'으로 불리는 김영삼ㆍ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이라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불협화음은 상상하기 어렵다. 고위 공직자의 갈등이 대중에게 노출되기 전에 '윗선'에서 정치적으로 정리하는 게 문제 해결의 기본 매커니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적인 제도와 절차를 통한 사태 해결을 우선시한다면 정치적 해법이 끼어들 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청와대가 말을 아끼는 것도 문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과 관련이 있다. 검찰총장의 임기는 존중돼야 하지만 법무부 장관의 법적 권한과 법원의 판단 역시 존중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인식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메시지를 내놓으려 했다면 (추 장관 발표) 당일에 하지 않았겠느냐"면서 "대통령이 한마디 한다면 가이드라인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원의 판단 영역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메시지가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시각이다.

청와대 기류를 종합해보면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 문 대통령은 평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사안의 특성상 SNS를 통한 메시지 발표도 어렵다.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가능한 시나리오지만 문 대통령이 입장을 내놓을 것인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는 30일로 예상되는 청와대 수보회의는 이번 논란의 분수령이다. 이번 주 월요일에는 연이은 정상회의 일정의 여파로 문 대통령 주재 수보회의가 열리지 않았지만 다음 주에는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이때도 문 대통령의 특별한 메시지가 나오지 않을 경우 여론의 비판 기류, 야당의 반발과 무관하게 '침묵의 시간'은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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