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文정권, 문빠 때문에 수정능력 상실..노무현과 달라"
"문 정권, 1987년 후 쌓아온 민주주의 원칙 무너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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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전생에 나라 세 번 구한 것 같다”
“문재인 정권은 ‘문빠’(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표현) 때문에 수정 능력을 상실했다. 원칙은 지켰던 노무현 정권 때와 완전히 다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시사대담에서 한 말이다. 진 전 교수는 내년 4월로 예정된 부산시장 재보선 선거 후보 출마 선언을 한 박형준 동아대 교수와 이날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진영을 넘어 미래로’라는 주제로 대담을 벌였다.
진 전 교수는 이 자리에서 “민주주의의 기본은 권력 분립인데 (문재인 정권은) 이 원칙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어제 사태를 보면서 공포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가 언급한 사태는 지난 2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서울 고등검찰청에서 직접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와 징계청구 사실을 알렸던 일을 의미한다. 법무부 장관이 현직 검찰총장의 직무를 배제한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기도 하다.
진 전 교수는 “지금은 검찰총장이지만 그다음은 누가 될지 모른다. 문재인 정권을 반대하거나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정치적 희생양이 될 것”이라며 “1987년 이후 어렵게 쌓아온 자유민주주의 기본 규칙을 문재인 정권이 무너뜨리고 있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은 전생에 나라를 세 번 정도 구한 것 같다"며 문 대통령과 현 정권을 비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탄핵 때문에 거저 대통령이 됐고, 김정은을 만났고 코로나 사태가 와서 지지율을 회복하는 모습을 봤다”며 “촛불정권으로 자기를 브랜딩했기 때문에 기대했는데 작년부터 맛이 가버렸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문빠로 인해 문재인 정권이 비판을 수용하지 않는 독재 정권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도 했다. 그는 “맹목적 지지자로 인해 수정 능력을 잃어버렸다”며 “팬심으로 판단을 내리면 안 된다. 나의 지지가 국가의 진로를 결정한다고 생각하고 진지하게 정치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정권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아파트 한 채로 10억씩 벌었다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20년 동안 벌지 못한 10억원이다. 근로의욕이 떨어진다”며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한다. 야당은 생산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문 정권의 실정에도 야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현상에 대해서는 ‘낡은 보수’에서 원인을 찾았다. 그는 “한국 경제의 주축인 40~50대가 대부분 민주당을 지지한다”며 “과거 보수층이 할아버지가 되면서 낡은 보수가 됐다. 여당의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자기 혁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당이 내년 4월에 있을 부산시장 재보선 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결정한 것을 놓고는 “원칙이 무너졌다”고 했다. 그는 “여당은 자신들이 정한 당헌을 어겼다”며 “시장 선거는 지역을 위해 일하는 일꾼을 뽑는 선거다. 정치적 이유로 (여당이) 후보를 내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진 전 교수는 “보수와 진보 진영이 서로 싸울 게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합의하고,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혁신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근 국민의힘에 복당한 박형준 교수는 “내년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는 다음 대통령 선거의 시금석이라 할 수 있다”며 “과거 부산시장과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다음 정권 창출을 위한 유리한 조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부산시장 재보선 선거 후보 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을 거스르는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며 “한국에서 집은 재산으로 보는 게 관행이다. 투기 세력은 규제하되 재산을 증식하려는 욕망은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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