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판사, '재판부 사찰 의혹' 진상 파악·책임자 문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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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장판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사유로 든 '재판부 사찰' 의혹의 진상 파악과 책임자 문책을 촉구했다.
장창국 제주지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32기)는 25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올린 '판사는 바보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촉구했다.
장 부장판사는 "저는 어제 검찰총장의 직무집행정지 사유를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말로만 듣고 추상적으로 짐작하고 있었던 검찰의 '법관사찰'이 감찰결과를 통해서 밝혀졌기 때문"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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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현직 부장판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사유로 든 ‘재판부 사찰’ 의혹의 진상 파악과 책임자 문책을 촉구했다.
장창국 제주지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32기)는 25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올린 ‘판사는 바보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촉구했다.
장 부장판사는 “저는 어제 검찰총장의 직무집행정지 사유를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말로만 듣고 추상적으로 짐작하고 있었던 검찰의 ‘법관사찰’이 감찰결과를 통해서 밝혀졌기 때문”이라고 썼다.
그는 ‘공소유지 참고자료 명목으로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을 맡은 판사의 개인정보와 성향이 담긴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대검 측 해명에 대해 “참 어이가 없다”고 했다.
장 부장판사는 “얼마나 공소 유지에 자신이 없었으면 증거로 유죄 판결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판사의 무의식과 생활습관인 성향을 이용해서 유죄 판결을 받으려고 했을까 이런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어 “검사가 증거로 재판할 생각을 해야지 재판부 성향을 이용해 유죄 판결을 만들어내겠다니 그것은 ‘재판부를 조종하겠다, 재판부 머리 위에 있겠다’는 말과 같다”고 했다.
그는 “대법원 행정처에 부탁한다”며 “판사 뒷조사 문건이 무슨 내용이고, 어떻게 작성됐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고 필요하면 고발도 해달라. 검찰을 못 믿겠다면 공수처도 좋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기가 유리한 재판을 받으려고 하는 이런 시도는 어떠한 경우에도 예외 없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선언해 달라”고 덧붙였다.
전날 추 장관은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 울산시장 선거개입과 조국 전 장관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들의 개인정보와 성향 자료를 수집해 윤 총장에게 보고했고, 윤 총장이 이를 반부패강력부에 전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검은 어떤 판사가 증거 채택이 엄격한지 등 재판 스타일을 파악하기 위한 ‘공소 유지 참고자료’를 파악해 공판부에 전달한 것이고, 법조인 대관이나 인터넷 등에 공개된 자료라고 해명했다.
당시 보고 문건을 작성한 성상욱 전 대검 수사정보2담당관도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법무부의 총장님에 대한 징계 청구 및 직무배제 사유로 적시된 ‘검찰총장의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혐의’ 자체가 검사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성 전 담당관은 “제가 이 자료를 작성한 의도는 누구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해를 끼치려는 것이 아니라 주요 사건 공판 검사들이 공소유지를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며 “약점을 잡아 악용하려는 게 이른바 ‘사찰’이지 어떤 처분권자에 관한 유의사항을 피처분자 입장에서 정리한 게 사찰인가”라고 썼다.
이어 “경찰관이 동료에게 ‘A검사는 성범죄 영장을 까다롭게 본다’고 알려주면, 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B교수의 출제경향’을 알려주면 사찰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법무부를 비롯한 어느 누구도 작성 책임자인 저에게 이 문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거나 문의한 사실이 없다”며 “저에게 한번이라도 물어봤다면 충분히 설명 가능한 사안이었음에도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라는 중요한 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어떤 확인도 없었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썼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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